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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스라엘-이란 전쟁과 한반도 현실의 데칼코마니

기사승인 26-03-0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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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힘을 앞세운 선별적 평화’…강압적 팽창 의지 노골화

김정은, 러-우 전쟁, 미·이-이란 전쟁…핵무장 정교화, 드론 전력 강력 

한반도…세 가지 시사점 고민, 대처방안 마련 필요


국제사회는 키다리아저씨(미국·세계경찰국가)의 세계 평화 유지 및 안정 확보 노력에 무한의 신뢰·존중을 표해왔다. 그러나 점차 특정 지도자의 편향적 의지(意志·dependence)는 국제사회를 ‘각자도생’의 수렁에 빠지게 한다.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이하 트럼프)이 ‘힘을 앞세운 선별적 평화’와 물리적 수단을 결합해 강압·팽창적 의지를 노골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하 마두로)을 체포했고, 2월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이하 하메네이)를 제거하는 등 확증 편향적 사고에 기반한 ‘핀셋 작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란은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위태로운 처지에 몰렸다. 그러함에도 재래식 포탄과 미사일, 자폭 드론 등을 섞어 쏘는 ‘벌떼 전술’로 미·이스라엘·걸프 국가들의 요격미사일을 소진시키고, 미군기지와 전략 시설을 표적으로 타격하며, ‘벼랑 끝 전술’을 시도하지만, 출구전략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2022년 시작된 러-우 전쟁은 저가형 자폭 드론을 게임-체인저로 만들었고, 인공지능(이하 AI)기술은 핵심 비대칭 전력으로 주목받게 했다. AI는 단순한 정보 분석 도구에서 표적 식별-작전 계획 수립-타격 결정에 주도하며, ‘킬-체인(Kill-Chain)’의 핵심축이 됐다. 최근 마두로 체포와 대(對)이란 작전 간 AI 기술과 자폭 드론의 기여도는 상당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란의 샤헤드-136 자폭 드론(이하 샤헤드)과 미국의 루카스(LUCAS) 드론이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루카스 드론은 美 애리조나의 드론 제조업체(스펙터웍스·SpektreWorks)가 2025년 이란의 샤헤드-136을 역(逆)으로 설계해 전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는 세계 최강의 군사력이라고 자부하는 미군도 가장 치명적인 위협을 ‘저가형 자폭 드론’이라고 인정했다.

미국의 루카스와 이란 샤헤드의 특징은 △저비용 △신속성 △소모성 △대량생산이다. 요격이 최종목표인 美 패트리엇(Patriot PAC-3) 미사일은 고성능이지만, 고비용이어서 제한적으로 생산할 수밖에 없는 전략자산이다. 그러다 보니 이란의 저가 무기에 비해 비용 부담이 크고, 재고가 소진됐을 때 곧바로 채우기는 쉽지 않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한민국(이하 한국)의 ‘천궁-Ⅱ’를 추가구매 및 조기 납품을 긴급하게 요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전장은 ‘기술·성능 격차’가 아닌 ‘탄약 재고 소진 속도’에 승패가 갈리는 구조로 변했다.

러-우 전쟁과 미·이스라엘-이란 전쟁은 현대전을 ‘고성능·고비용·제한적 생산’에서 ‘맞춤식 성능·저비용·대량생산’으로 바꿔놓았다. 이전까진 전쟁의 승패 요인이 “누가 더 정밀한 최첨단 무기를 가졌는지”였다면,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지”가 핵심이 됐다. 최첨단 정밀무기의 보유량보다 더 오래 버티는 측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美 국방부는 의회 브리핑에서 “이란제 드론이 저고도에서 불규칙한 경로와 저속으로 비행할 경우, 기존의 방공체계로는 모든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미·이스라엘은 이란의 방공망과 지휘체계를 마비시키고자 전자전·사이버 공격과 물리적 파괴를 병행한다. 한편 이란은 미·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 국가들의 요격미사일이 매우 고가(高價)이고, 재고 확보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틈새를 식별했다. 따라서 이란이 최대한 버티다가 미·이스라엘·걸프 국가들의 요격미사일 재고가 부족해졌을 때 최첨단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이란은 美 본토를 직접 타격할 능력이 부족하기에 중동 국가와 미군 관련 시설에 샤하브-3·에마드(Emad, 샤하브-3 개량형), 구형 액체연료 탄도미사일, 샤헤드-136·131 등을 연이어 발사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의 전쟁 양상(형태)은 세 가지 측면에서 한반도에 상당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첫째, 이란의 방공망은 中·러시아산 장비와 호환(互換)되지 않는 별도의 지휘통신체계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에 미·이스라엘, 걸프 국가는 통합 방공망이 구축돼있다.

한반도에선 △한·미 연합 지휘·통제체계는 통합되어있지 않다. △육·해·공군은 각기 별도의 지휘·통제체계와 방공망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미완성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은 우크라이나 파병에서 습득한 전술과 미·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등장한 책략(策略)을 응용해 구사할 것이다. 한편 한국군(한·미 연합전력)은 즉각 전투력 발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인·제도·심리적 측면에서 초·중견 간부들의 軍 기피 현상과 창끝 전투력의 약화, 고유의 정체성 혼란 및 사기 침체 등이 만연돼서다. △대북 대비태세 측면에서 ‘한국형 3축 체계’는 완성을 향해 진행 중이고, 독자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은 부족하다. △한·미동맹 측면에선 트럼프의 종잡을 수 없는 성향과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지는 한·미 간 이견(異見)이 정리되지 않아서다.

둘째, 북한의 핵무장은 정교해졌고, 재래식 전력 특히 드론 전력이 강화됐으며, 지난달엔 ‘샛별-4·9형’을 공개했다. 지난 4일 5000t급 구축함(최현호)에서 전략순항미사일(SLCM)을 시험 발사했음은 무기체계의 정예·고도화에 거의 성공했다는 의미다. 미사일·재래식 포탄, 자폭 드론의 재고량도 충분하다.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북한을 먼저 공격하는 건 불가능하다. 반면에 김정은은 중·러를 뒷배로 언제든 미사일과 구형 포탄, 자폭 드론, 특수작전부대 등을 패키지로 묶어 공격할 수 있다. 우리 방공망의 틈새를 비집고, 킬-체인(Kill-chain)·미사일방어체계(KAMD·요격 무기)의 소모를 강요하며, GPS 교란 공격을 비롯한 사이버·전자전, 기만·인지전(認知戰·cognitive warfare)으로 사회적 혼란과 공황(panic)을 확산시킬 것이다.

셋째,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등의 재배치(차출)가 현실이 됐다. 초대형 수송기(C-5M·C-17 등)가 오산 기지를 떠나서다. 한반도와 주변 분쟁이 발생 시 미국의 대(對) 중·러·북 억제 능력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한·미는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긴밀한 소통·공조를 지속할 것이다”고 강조하지만, 지난해 패트리엇 2개 포대를 중동에 재배치했을 때도 뒤늦게 확인됐고, 지난해 8월부터 표출된 이견(異見)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다수의 국내·외 군사전문가와 美 언론(CNN 등)은 “현재 방공망으론 이란의 자폭 드론을 모두 요격하기 어렵다”며, “한국 등 동맹국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중동으로 재배치하면, 비축량은 다시 늘어나겠지만, 중·러를 억제할 능력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고 밝혔다.

이제부터라도 △ 한·미 연합 지휘·통제체계를 통합 또는 연계 △각 軍이 별도로 운용하는 방공망 통합 및 대(對) 드론 방어체계 구축 △요격미사일 재고량 확보 △북한의 이동발사대 차량(TEL·Transporter Erector Launcher)을 추적-식별-파괴할 수 있는 한·미 연합시스템 통합 △주한미군의 정보감시정찰(ISR)자산 협조 및 즉각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국가 존립과 국민 안정을 반복된 수사(rhetoric)로 달성하기는 지극히 어렵다. 실질적인 자강(自强) 노력과 함께 북한의 예상된 공격 전술·물리적 수단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평시 훈련 활성화 및 전투기법 숙달, 맞춤식 대비태세 구축 노력이 절실하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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