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어리석음
세상이 너무 잘못 돌아가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 끝장이 나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거시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이 세상을 파멸로 이끄는 것은 사악함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라고 했다. 전에는 케인스의 이런 경고가 그냥 겁주는 정도로만 여겨졌었는데, 최근 사악함이 온 나라를 지배하는 듯한 현실을 겪고 나니 정말로 우리가 너무 어리석어 세상이 이렇게 잘못되고 있음이 입증된 것 같아 씁쓸하다. 일찍이 내가 존경하는 노신부 한 분이 이런 현상이 너무나 걱정이 돼서 “우리 인간의 가장 어리석은 점은 무엇입니까?”라고 하느님께 여쭤보았다고 한다. 그 물음에 하느님께서 이렇게 응답하셨다면서 그런 답이 나온 것이 마치 당신의 잘못인 것처럼 그 신부님은 얼굴까
추호경 2025-04-10
가화만사성
오늘은 결혼식 참석차 서울 나들이를 한다. 사법연수원 제자인 여자 변호사가 스물다섯인 자기 딸이 기특하게도 요즘 젊은 애들과 달리 그 나이에 바로 결혼한다면서 나한테 주례를 꼭 맡아 달라고 청했었다. 사실 그 변호사가 결혼할 때 한 주례 부탁을 못 들어준 것이 큰 빚으로 남아 있던 터라 이번에는 꼭 들어줘야 할 처지였지만 나는 일단 주례 모시는 건 신랑 쪽 생각도 중요하니 그쪽 의견을 먼저 들어 보라고 권했다. 다행이랄까 사위 될 사람은 진즉부터 자기 대학 시절 은사를 주례로 모시려고 했던 것 같다고 하여 나는 큰 짐을 덜 수가 있었다. 서울로 가는 전철 안에서 어쏘 변호사가 보내온 이메일의 준비서면 초안을 읽어 볼까 하다가 그냥 무선 이어폰을 양 귀에 꽂고 가벼운 바이올린곡을 들었다. 눈을 감고 편안히
추호경 2025-04-05
소통은 원래 안되는 게 정상이다
일반적으로 소통이라고 하면 '대상은 불문'하고 잘 이야기하고 잘 통하는 것쯤으로 생각한다. 범위를 좁혀 사업에서 소통이란 무엇일까? 사업은 결이 맞는 친구를 사귀는 과정이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거래하는 게 아니다. 손익 중심으로 이익을 주고받는 거래다. 직원도 내가 좋아하는 직원을 뽑기보다는 능력 위주로 뽑는다. 나와 다른 색깔. 다른 성격 스타일도 참아가면서 잘 어울리는 것이 매출 확대와 사업 확장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사업에서 소통이란 가장 만나기 싫은 사람과도 잘 만나고 사이좋게 잘 거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손자병법에 ‘오월동주(吳越同舟)’ 이야기가 나온다. ‘오나라와 월나라는 서로 미워하
최송목 2025-03-31
저출산 대책
한국은 인구 감소가 심각하여 국가 존립이 위태롭다. 원인은 낮은 출산율 때문이다. 출산율 1.2%의 일본과 0.72%인 한국의 결혼 문제에 대해 살펴보면 매우 대조적이다. 일본인들은 한국인들보다 일찍 결혼한다(20대 남자 결혼율: 한국 7%, 일본 23%). 왜 그럴까? 일본인들은 결혼하면 대개 작은 집에 세 들어 사는 것으로 시작한다. 한국인은 결혼할 때 집을 얻기 위해 큰돈을 모아야하므로 결혼이 늦어진다. 따라서 평균 출산 연령도 늦어지고 출산율도 낮아진다. 일본 대학생들은 4학년 1학기에 대부분 취직하지만 한국 학생들은 졸업 전에 취직하기가 어렵다. 취직하기 위해 외국어도 배우고 자격증도 따서 능력을 높여야 하므로 취직과 결혼이 늦어진다. 그 이유는 기업들의 대학 교육에 대한 신뢰
이병욱 2025-02-05
판을 깨트리지 말고 이겨라 (전국위상 파국차지)
全國爲上 破國次之, 온전한 상태로 이기는 것이 상책이고 깨트려 이기는 것은 차선이다
손자병법의 ‘모공편’에 나오는 말이다. 흔히 전쟁이라 하면 상대국을 공격하여 멸망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잘 달래거나 위협으로 지배하여 온전한 상태로 승리하는 것이 최상이다. 물리적으로 상대국을 초토화시켜 재기 불능케 하는 것은 피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패전국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승전국도 폐허화된 국가를 재건하여 통치하려면 많은 노력과 자원이 드는 등 승자의 이득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손자병법에서는 가능하다면 무력을 쓰지 않고 말로 위협하거나 외교전, 경제전으로 고립시키는 등 비무력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즉 싸우지 않고 상대를 상처 없이 이기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어지는 문장에서 이 점을 확실히 하고 있다. &nbs
최송목 2025-02-02
[시평] 카오스 대한민국, 軍의 사기 진작책 시급
향군 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안보교수(정치학박사)
불안정한 중동 정세와 러-북 간 군사적 밀착을 심화하며,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와중에 대한민국(이하 한국)이 엄혹한 카오스에 빠졌다. 한국은 산업·정보·세계·민주화를 통해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 평가받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가 정치·경제·사회적 위기 국면과 맞물려 불안한 정국(政局)이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비상계엄이 발생하자 모든 위협 책동을 즉각 중단했다. 국회와 시민들의 힘으로
김성진 2025-01-03
리더가 피해야 할 다섯 가지 함정 ‘장유오위’
손자병법에 장수가 피해야 할 다섯 가지 유형의 위험 ‘장유오위(將有五危)’가 있다. 요즈음식으로 해석하면, 지도자가 빠지기 쉬운 다섯 가지 위험한 행동이다. 회사 회장, 사장은 물론 고위공직자, 정치지도자들이 구설수에 오르고 힘들어하는 대목들 대부분에서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먼저, ‘필사가살 (必死可殺)’은 목표 달성을 위해 죽기 살기로 하면 결국 죽는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죽을 각오로 임한다는 것은 죽을 확률을 낮출 생각이 별로 없다는 말이다. 죽더라도 목표만 달성되면 그만이니 당연히 죽을 수밖에 없다. 삼국지의 장비처럼 저돌적이거나 여포처럼 용맹하기만 할 뿐 지모가 없는 경우다. 이것저것 따지고 깊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먼저 나가는 유형이다.
최송목 2024-12-30
반려동물의 복지비용
인간은 손으로 만들어낸 도구를 사용하면서 다른 동물과 다른 생활 형태로 발전해온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야생동물을 가축화 과정을 연구한 결과 길들이기의 어려움으로 그다지 많지 않은 축종으로 한정된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사회가 고도로 발달하면서 물질의 풍요 속에,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며, 인간관계에 부적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은둔형인간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반면 일부동물들은 항상 그대로이거나 과장된 복종으로 애교를 보임으로써, 인간이 필요에 의해 기르면서 그로부터 많은 것을 얻기도 한다. 이러한 동물들의 가치를 재인식하여 반려동물이라 부르게 되었고, 더 이상 사람의 장난감취급에서 벋어나야 한다고 평가하게 되었다. 더불어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고, 권리를 인정하기 위해서 평소 동물
송영한 교수2024-11-02
역대 최고치 2025 서울시 예산,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 예산은?
2025년 서울시 예산의 핵심 지원 과제는 저출산 대책, 건강 도시 만들기, 돌봄 서비스 확충, 경제 활성화, 안전한 생활 환경 조성, 글로벌 매력도시 창조, 그리고 지역 균형발전 등이다. 총 7개인 핵심 과제들 중에 예산이 가장 많이 배정된 1위 부문은 ‘촘촘 돌봄’ 예산으로, 총액 3446억이다. 그리고 나머지 6개 과제의 예산은 총액의 규모에 따라 ‘안심 일상’ 예산 2547억, 저출산 대책 예산 2215억, 경제활성화 예산 1745억, 지역 균형발전 예산은 1675억, 건강 도시 예산 1457억, 그리고 글로벌 매력 도시 예산 238억 등이다. 내년도 서울시 예산이 이처럼 ‘촘촘 돌봄’ 부문에 가장 많이 배정된 이유는 고령화 사회에
이영철 2024-11-02
미사일·우주 전쟁시대에 긴요한 융합과 통합!
前 방공포병사령관, 예비역 공군 소장 세계 각국의 우주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우주의 군사적 활용 범위가 미사일 공격으로 확대되는 등 우주전력은 국가안보를 보장하는 핵심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부응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모두 각군의 독자적인 우주전력 확보와 우주조직 구축을 위한 경쟁이 뜨거운 요즘, 불필요한 경쟁으로 노력과 자원의 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한국적 상황에서 우주전력과 조직을 구축하는 데 있어
권명국 2024-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