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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천구의 콘크리트 세상] 재료조합의 궁합

기사승인 26-03-2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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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宮合)이란 국어사전에 의하면 “혼인할 남녀의 생년월일시를 오행(五行)에 맞추어 보아 부부로서의 길흉(좋고 나쁨)을 알아보는 점”이라고 되어 있다. 비유적으로는 사람이나 사물이 어울리는 상태를 이르기도 한다. 일 예로 “저 부부는 찰떡궁합이야.”라든가 “약과 음식에는 궁합이 있다.” 등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런데 건설물의 경우에도 각각의 소재를 혼합하여 하나의 재료 혹은 부재로 만드는 경우라든가, 하나의 바탕에 다른 재료를 붙이는 경우의 재료조합에는 궁합이 잘 맞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무에서는 이를 모르거나 혹은 무시하여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이번 원고에서는 재료조합의 궁합에 대하여 기술해 본다.

먼저 재료조합에서 궁합을 본다는 것은 각 재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인 선팽창계수를 검토하는 것이다. 즉, 기차 철로가 열을 받으면 늘어나고 추워지면 줄어든다는 것은 전 국민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지구상의 모든 재료는 온도가 1℃ 올라가거나 내려감에 따라 얼마만큼의 길이 변화가 발생하게 되는데, 그 길이 변화 정도를 선팽창계수(열팽창계수)라 한다. 선팽창계수는 재료에 따라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는데, 대표적인 건설재료의 선팽창계수는 표 1과 같다.
 
 
표 1 각종 재료의 선팽창계수
 
 
일례로 콘크리트의 선팽창계수는 1.0☓10-5/℃인데, 100m의 아파트가 있다고 하면 온도가 20℃에서 21℃로 1℃ 상승할 때 100m는 100,000mm이므로 결국 1☓105에 선팽창계수 1☓10-5을 곱하면 “1”이 되어 100m 아파트는 1mm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아파트 지붕 면의 1년 온도변화가 –10℃~40℃로 된다면 50℃의 변화가 있는데, 결국 50mm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첫 번째로 몇 개의 원료를 혼합하여 하나의 재료 혹은 부재를 만들어 활용하는 경우에서, 먼저 궁합이 잘 맞는 것은 철근 콘크리트가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콘크리트는 석회석과 점토를 원료로 미분쇄 소성하여 클링커를 만든 다음 석고와 함께 미분쇄한 시멘트의 경우 결국 수화반응 후에는 암석과 유사한데, 여기에 모래·자갈의 암석을 혼합하는 것이므로 모든 원재료의 선팽창계수가 유사하여 궁합이 잘 맞는다. 더욱이 최근의 건설구조물에 가장 많이 이용하는 철근 콘크리트 혹은 철골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경우도 철근 혹은 철강의 선팽창계수가 콘크리트와 유사하므로 궁합이 잘 맞는 건축재료이다.

또한 건축재료로서 궁합이 잘 맞는 것으로는 FRP(Fiber Reinforced Plastic)가 있다.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리와 플라스틱의 경우는 6☓10-5 전후로 유사하여 궁합이 잘 맞는다. 그러므로 FRP는 단순 플라스틱만으로는 강성이 부족한 경우에 유리섬유를 보강하여 욕조, 물탱크 등에 효율적인 재료로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잘못된 궁합으로는, 만약 콘크리트용 굵은골재로 유리를 사용하는 경우라든가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경우는 어떨까? 선팽창계수가 너무나 달라 자연환경 속에 노출되는 경우라면 온도변화의 반복에 따라 콘크리트 내부에서 유리 혹은 플라스틱 골재와 시멘트 페이스트의 계면파괴로 쉽게 열화되어 구조체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
 
 
에폭시수지로 보강된 탄소섬유의 박리(박리된 탄소섬유에 자가 삽입된 모습) 사진=한천구 교수
 
 
둘째로는 하나의 구조체 바탕에 다른 재료를 붙이는 경우의 재료조합으로, 궁합이 잘 맞는 경우이다. 대표적으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에 대리석 등 석재타일을 붙이는 경우이다. 단순히 온도변화에 따르는 선팽창계수 문제라면 궁합이 잘 맞아 문제는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붙임 공법의 경우는 고려할 사항이 많다. 즉, 바탕 콘크리트는 단순히 온도변화에 따른 선팽창계수만이 아니라 건조수축, 하중 증가에 따른 탄성수축, Creep 수축 등과 마감재의 흡수팽창 등이 있어 바탕은 줄어드는데 표면에 붙인 마감재는 줄어들지 않음으로 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경우에는 마감 부착재 간의 줄눈에 탄성 코킹재와 같은 줄눈 시공 혹은 Open joint 등으로 움직임에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마감공사의 요점이다.

특히 붙이는 재료조합의 잘못된 궁합 사례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먼저 외벽 시스템 판넬 위의 마감재 시공으로, FRP 표면판 위에 석재타일, 점토질의 타일이나 벽돌을 붙이는 경우이다. 표 1과 같이 바탕재와 부착재 간에는 선팽창계수가 너무나 달라 온도가 일정한 환경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자연환경에 노출된 경우라면 궁합이 맞지 않아 초기에는 그런대로 붙어 있겠지만 시간 경과에 따라 부착강도가 점점 저하되어 태풍, 지진 등 외력이 작용하면 박리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잘못된 궁합의 예로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의 내력 부족 시 콘크리트 표면에 에폭시 수지로 탄소섬유 혹은 강판을 붙이는 경우이다. 에폭시수지의 부착력이야 콘크리트 강도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자주 이용하는 재료이다. 그러나 에폭시수지는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콘크리트보다 선팽창계수가 5~6배 크다. 그러니 에폭시수지로 보강재를 붙이고 난 후 자연환경에서 2개월 정도까지는 그런대로 큰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선팽창계수 차이로 콘크리트와 에폭시의 접착면은 사진 1과 같이 저절로 박리되어 보강 효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 방법이 자주 채택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결론적으로 건설공사에 있어 원재료를 혼합하여 이용하는 경우 및 구조체 바탕에 마감재를 붙이는 재료조합의 경우에는 각 재료의 선팽창계수를 철저히 고려하여 궁합을 검토하는 것은 구조의 안전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므로, 절대로 간과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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