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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제거되면서 시작된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며 국내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다행히 최근 며칠간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 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5000선까지 급락했던 코스피 지수가 전쟁 발발 이전 수준인 6000선을 회복하며 금융시장에 드리워졌던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회복과는 달리, 미국·이란 전쟁의 파급효과는 국내 실물경제에 상당 기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국제유가였다.
전쟁 이전 배럴당 60~70달러 수준이던 두바이유는 전쟁 이후 100달러 안팎까지 상승했다. 이는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 즉각 반영되어, 리터당 1600원대였던 휘발유 가격은 2000원 수준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정부의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일시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현재는 다시 2000원대를 넘어서며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하며 전월 대비 상승폭이 확대되었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9.9%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국제유가 상승이 단순히 석유류 가격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조업, 유통·물류, 자재 등 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을 유발하며 물가 상승 압력을 광범위하게 확산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전쟁이 종식되면 경제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전쟁으로 인해 생산시설, 저장시설, 공급망 등이 상당한 타격을 입은 만큼,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단기간 내 유가가 안정되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당분간 배럴당 80~90달러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 상승은 석유류 제품 가격을 끌어올리고, 이는 다시 유통비와 제조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에너지 수입 증가로 달러 수요가 확대되면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추가적으로 자극하는 경로를 형성한다. 이러한 물가 상승은 경제주체의 실질 자산가치를 하락시키고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 나아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은 시장금리를 끌어올려 투자와 소비를 동시에 위축시킬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금리 상승은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로 이어져 소비 위축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진행하면서 시장에서는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설령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그에 따른 경제적 후유증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면밀히 점검하고,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적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가계 역시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보다 신중한 부채 관리와 소비 계획을 통해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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