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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사관대학교(가칭)’ 설립 추진과 확증편향-현실의 딜레마

기사승인 26-01-3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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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위’ 국방부 권고안…‘국사교’ 설립, ‘육·해·공군사관학교’→‘단과대’ 전환

‘사교위’, 특정 군맥(카르텔) ‘순혈주의’ 깨야…합동성 강화+조직 혁신 가능

‘사관학교 통합(=百年大計)’…정량·객관적 평가→軍 내·외부 공감 필요


지난해 9월 출범한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사관학교 교육개혁 분과위원회(이하 사교위)’가 국방부에 ‘각 軍 사관학교 통합’을 권고했다. ‘합동성 강화’와 ‘조직 혁신’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논란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교위’의 권고안은 ‘국군사관대학교(가칭, 이하 국사교)’를 설립해 하부(下部)의 8개 교육 단위(△교양 대학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교) △해군사관학교(이하 해사교) △공군사관학교(이하 공사교)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 △국방의무사관학교 △학군·학사장교교육단 △국방과학기술대학원)는 ‘단과대’로 전환한다. ‘국사교’는 1~2학년 통합 과정 간 ‘기초소양·전공 기초교육’을, ‘단과대(각 軍 사관학교)’에선 3학년부터 각 軍·병과 단위로 ‘전공 심화교육·군사훈련’을 진행하게 된다.

‘사교위’는 △사관학교 임관자의 의무복무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장교로 임관하지 않아도 국방 분야의 전문성을 배양할 수 있게 했으며, △민간인 총장(4년 임기)을 보임해 ‘장교=제복입은 시민’으로의 정체성(identity)을 확립하고자 한다.

‘사교위’ 관계자는 “개혁이 완료되면, 70년 만에 사관학교 체계의 대변혁이 이루어진다”며, “단일 통합 교육을 통해 각 軍 간 벽을 허물고, 교육·문화·인력 운용 구조까지 손질하게 되면, 장교단의 폐쇄성을 완화하는 제도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또한, 사관학교를 통합할 경우, 합동성을 높이면서 교육 과정과 우수생도 모집의 효율성은 높아지고, 교수진 중복은 줄이되, 우수교수를 확보하기도 쉬워지며, 중복 예산을 절감, 조직 혁신이 가속화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관학교 통합’ 과제가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사관학교 통합’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육·해·공군 초급장교들의 합동성을 강화하려면, 통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사관학교 간 교류가 활성화되었다.

2010년 이명박 정부는 ‘3군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했지만, ‘육사교+3사관학교(이하 3사교)’의 통합이 먼저라는 주장과 3사교 총동문회 등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하면서 무산됐다. 2017년 문재인 정부는 합동 임관식을 폐지해 ‘통합사관학교’ 이슈 자체를 수면 아래로 가라앉혔다.

2025년 제21대 대선(大選) 시 “각 軍 사관학교의 학연 중심 구조를 해소하고, 합동성에 기반한 엘리트 장교 양성체계를 구축하겠다”고한 공약(公約)이 국정과제로 채택돼 ‘육·해·공사교 등 통합(육사교+3사교 포함)→국군사관학교 신설(新設)’ 등으로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추진 배경은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접근할 수 있다. 첫째, 정치·사회적 측면이다. ‘사교위’는 특정 군맥에 의한 기득권 구조가 해체돼야 軍 조직의 건강성과 공정성, 효율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로 특정 군맥(軍脈·육사 카르텔)에 대한 사회적 비판과 문제의식이 크다면서 문민통제 강화 명분으로 삼았다.

둘째, 전략·작전적 측면이다. 현대·미래전 양상을 고려할 때 ‘합동성’이 필요하다며, 각 軍 사관학교를 통합해 초급 장교가 양성되는 단계부터 관련 인식을 생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부각했다.

셋째, 예산 집행의 효율성 측면이다. 인구 절벽과 사관학교를 비롯한 초급 장교 지원율이 급감하면서 예산 집행의 비효율성은 커졌다. 장교 인재 pool이 급감했음에도 각 軍 사관학교 교수진과 시설 관리 및 운영 유지 예산은 그대로 유지 및 중복되고, 연구 인프라 활용의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점과 행정·지원 조직 운영예산이 중복된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사교위’ 권고안을 찬성하는 측에선 합동성을 증대시켜 일찌감치 협업 분위를 조성할 수 있고, 특정 군맥의 카르텔을 해체해 ‘순혈주의’를 약화할 수 있다면, 軍 조직을 혁신할 수 있다고 한다. 반대하는 측에선 ‘국사교’를 설립한다고 하여 합동성이 증대되거나, 명칭 변경만으로 협업 인식을 높일 수 있다는 발상에 대한 의구심이 크며, 군종(軍種)별 전문성(특성)이 약화한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미군은 각 軍의 정체성(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사관학교를 통합하기보다 인사·진급이라는 제도적 장치로 강제 및 거부하지 못하게 한다.

‘사교위’는 2학년까지 전공을 결정하고, 재학 중 전과(轉科)를 허용하며, 여러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각 軍 고유의 폐쇄적 정체성과 특정 카르텔을 혁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더 비대해진 카르텔로 경직·폐쇄적인 구조만 넓히는 게 아닐지 염려스럽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더욱이 육사교와 3사교 통합은 설립 배경과 활용 목적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기에 어떠한 파장을 몰고 올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우리 사회엔 여러 카르텔이 존재한다. 軍에선 각 사관학교 카르텔이, 사회적으로는 서울대 법대·경찰대·세무대·특목고 또는 직종(업종)별 등 다양한 카르텔이 있다. 이권(권력)을 독점하거나, 원하는 의사결정을 하기 위함이다.

‘사교위’의 권고안은 軍의 특정 카르텔이 집단(조직)의 공정·정당·형평성을 해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또한, “미래전쟁 환경에 부합하는 통합형 리더십을 발휘할 여건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전제할 조건은 달라져야 하지 않나 싶다. “현대·미래 전장에서 요구되는 장교의 상(像)은 어떠해야 하는지? 무엇이어야 하는지?”로 말이다.

‘사관학교 통합’은 단순히 새로운 명칭을 부여하거나, ‘국사교’를 설립한다고 마무리될 사안이 아니다.

더욱이 ‘국사교 설립’ 논제(agenda)는 단순한 통합하는 것만으로 한정되기가 쉽지 않다. 70여 년 이상 이어진 국군의 장교 양성체계와 전사집단(warrior group)의 조직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국가적 담론이어서다. 유념해야 할 사실이 각 軍엔 수십 년간 축적된 나름의 전통과 조직 문화가 있다. 이를 도외시한 채 문제가 있는 기관에 대해 해체 또는 폐지·설치라는 이분법적 잣대로 접근할 경우, 전사집단 본연의 역할에 전념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내외부적인 거부감과 반발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수의 군사 전문가는 “조직을 단순히 통폐합하기보다 전쟁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본질적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며, “사관학교 통합과 육사교 이전 등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충분한 토의(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속도전 하듯이 밀어붙여선 안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軍 조직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방향성과 접근방식은 신중해야 하고, 각 軍의 전통과 전문성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 안보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이때 軍 조직의 근간이 흔들릴 정책 결정엔 신중한 논의와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국방대학교 사례와 달리 미국은 ‘합동성과 조직 혁신’을 강제 수단(물리적 통합)으로 하기보다 각 사관학교의 정체성·전통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합동 근무(Joint Duty)를 해야 진급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강제하고 있다. 한편 우리는 특정 군맥, 군종·출신 간 불균형을 사관학교 통합이라는 물리적 수단을 통해 바꾸려고 한다.

‘사관학교 통합’은 합동성 강화, 조직 혁신을 통한 건전성 회복, 행정 효율화라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함에도 육·해·공사교는 정예 장기복무자, 3사교는 중기 복무자, ROTC·학사장교는 캠퍼스 생활과 창의적이고 자유분방한 사고방식 등을 활용하고자 포석해놓은 포트폴리오(portfolio)임을 재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정치적 논리만이 아닌 정책·법적 정당성에 기반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장교란 “어떠한 리더십(능력·역량)을 갖춰야 군사적 위기에 대처하고, 대한민국의 존립과 국익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부터 짚어야 한다. 예산 중복 등은 객관적 수치(數値)를 제시해 국민(제복입은 시민 포함)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동반됐으면 싶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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