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장한 신사가 연로한 어머니를 위해 전복죽을 사러 가게를 찾았다. 신사는 전복죽의 레시피를 확인한 뒤 전복은 두 마리를 넣고 물은 절반만 사용하며, 참기름은 특정 업체 제품으로 바꿔 달라고 주문했다. 가격 역시 정가 1만 원에서 7천900원으로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가게 주인은 주문을 받아들였고, 완성된 전복죽을 건네며 시식용으로 한 숟갈을 제공했다. 그러나 실제 포장된 전복죽에는 전복이 반 마리만 들어 있었고, 건더기는 줄어든 대신 물이 늘어난 상태였다. 이를 먹은 어머니는 목 넘김은 좋다고 했지만, 이후 점차 쇠약해졌다는 설정이다.
이 같은 이야기는 가상의 사례지만, 레미콘 생산 과정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빗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공사 착공 전 레미콘사는 건설사의 요구에 따라 각 규격별 배합자료를 보고서 형태로 제출한다. 건설사는 여러 레미콘사의 배합자료를 비교하고 시방서 기준과 이론적 기준을 반영해 배합설계 가이드를 제시한다. 문서상 가이드이지만 사실상 반드시 따라야 하는 지시서로 작용하며, 이 기준에 따르면 주문 강도보다 훨씬 높은 고강도·고품질 콘크리트가 산출된다.
문제는 이후 진행되는 단가 협상 과정이다. 품질 기준은 상향된 상태에서 가격은 대량구매를 이유로 정가 대비 80%, 75% 수준까지 깎이는 경우가 반복된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레미콘사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레미콘사는 생존과 수익 확보를 위해 저가·저품질 골재 사용, 값싼 혼화재의 과다 치환 등의 선택을 하게 된다. 품질 저하 가능성이 커지자, 강도 시험용 시료 채취 과정에서는 실제 구조체와 다른 방식으로 제작해 시험 결과를 안전하게 만드는 관행도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시험 결과상 강도는 호칭강도의 두 배 수준으로 나타나지만, 실제 구조체는 요구 품질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배합보고서와 시험 성적서는 허용오차 범위 내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출력되기 때문에, 이후 구조물에 품질 결함 사고가 발생해도 레미콘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처리된다.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역시 이러한 구조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공무원과 학계에서는 변형된 시료와 배합보고서 결과를 사실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문제의 원인이 정확히 이해되지 않으면 사고 이후 조치가 왜곡되고, 품질 불량의 반복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레미콘 생산 과정의 문제는 드러나지 않은 채, 콘크리트 타설 과정이나 시공 책임으로 전가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만약 강도 부족 등 품질 결함이 시공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채 준공까지 이어질 경우, 구조물의 사용성과 내구성 저하는 입주민 등 최종 사용자에게 그대로 전가된다. 이는 전복죽을 먹은 어머니가 점점 쇠약해지는 상황과 유사하다는 비유가 나온다.
그동안 레미콘 품질 개선을 목표로 도입된 여러 제도가 오히려 레미콘 산업과 건설물 전체 품질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원칙으로 되돌리는 것이 해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으로 ‘인수검사 강화’가 거론된다.
아파트를 예로 들면, 준공 이전, 특히 마감 공정에 들어가기 전 골조 완료 단계에서 입주자들이 직접 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비파괴 시험 등으로 인수검사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인수검사 결과 이상이 없을 경우 공사를 진행하고, 품질 결함이 의심될 경우 코어 채취 강도시험, 재하시험, 구조해석 등을 통해 재시공·보수보강 또는 손해배상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절차가 정착된다면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 품질 불량 문제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가게 주인은 주문을 받아들였고, 완성된 전복죽을 건네며 시식용으로 한 숟갈을 제공했다. 그러나 실제 포장된 전복죽에는 전복이 반 마리만 들어 있었고, 건더기는 줄어든 대신 물이 늘어난 상태였다. 이를 먹은 어머니는 목 넘김은 좋다고 했지만, 이후 점차 쇠약해졌다는 설정이다.
이 같은 이야기는 가상의 사례지만, 레미콘 생산 과정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빗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공사 착공 전 레미콘사는 건설사의 요구에 따라 각 규격별 배합자료를 보고서 형태로 제출한다. 건설사는 여러 레미콘사의 배합자료를 비교하고 시방서 기준과 이론적 기준을 반영해 배합설계 가이드를 제시한다. 문서상 가이드이지만 사실상 반드시 따라야 하는 지시서로 작용하며, 이 기준에 따르면 주문 강도보다 훨씬 높은 고강도·고품질 콘크리트가 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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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후 진행되는 단가 협상 과정이다. 품질 기준은 상향된 상태에서 가격은 대량구매를 이유로 정가 대비 80%, 75% 수준까지 깎이는 경우가 반복된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레미콘사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레미콘사는 생존과 수익 확보를 위해 저가·저품질 골재 사용, 값싼 혼화재의 과다 치환 등의 선택을 하게 된다. 품질 저하 가능성이 커지자, 강도 시험용 시료 채취 과정에서는 실제 구조체와 다른 방식으로 제작해 시험 결과를 안전하게 만드는 관행도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시험 결과상 강도는 호칭강도의 두 배 수준으로 나타나지만, 실제 구조체는 요구 품질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배합보고서와 시험 성적서는 허용오차 범위 내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출력되기 때문에, 이후 구조물에 품질 결함 사고가 발생해도 레미콘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처리된다.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역시 이러한 구조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공무원과 학계에서는 변형된 시료와 배합보고서 결과를 사실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문제의 원인이 정확히 이해되지 않으면 사고 이후 조치가 왜곡되고, 품질 불량의 반복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레미콘 생산 과정의 문제는 드러나지 않은 채, 콘크리트 타설 과정이나 시공 책임으로 전가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만약 강도 부족 등 품질 결함이 시공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채 준공까지 이어질 경우, 구조물의 사용성과 내구성 저하는 입주민 등 최종 사용자에게 그대로 전가된다. 이는 전복죽을 먹은 어머니가 점점 쇠약해지는 상황과 유사하다는 비유가 나온다.
그동안 레미콘 품질 개선을 목표로 도입된 여러 제도가 오히려 레미콘 산업과 건설물 전체 품질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원칙으로 되돌리는 것이 해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으로 ‘인수검사 강화’가 거론된다.
아파트를 예로 들면, 준공 이전, 특히 마감 공정에 들어가기 전 골조 완료 단계에서 입주자들이 직접 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비파괴 시험 등으로 인수검사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인수검사 결과 이상이 없을 경우 공사를 진행하고, 품질 결함이 의심될 경우 코어 채취 강도시험, 재하시험, 구조해석 등을 통해 재시공·보수보강 또는 손해배상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절차가 정착된다면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 품질 불량 문제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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