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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란의 지하 군사시설과 ‘대북(對北) 대비태세’의 딜레마

기사승인 26-04-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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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간 ‘휴전협상’…롤러코스터 형세→국제 사회의 불안정성 지속

북한-이란 간 ‘군사 협력’…지하 군사시설 구축과 미사일·드론 기술 전수

한국…북한의 지하 시설(미사일·드론) 파괴+핵 공격 대비 역량은(?)


미·이-이란 전쟁과 휴전협상의 롤러코스터 형세로 불안정한 정국(政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하 트럼프)은 ‘미드나이트 해머작전(Operation Midnight Hammer)’으로 이란의 3대 핵시설을 공습하고, 지난 1월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 및 압송(押送)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월 28일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은 조기에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가 사라진 지 오래다.

트럼프는 이란의 3대 핵시설을 타격하며, “지하 핵시설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호언장담했다. 지난 3월 18일 “호르무즈 해협 연안의 이란 강화 방어 미사일 기지들에 5000파운드(2.3t급) 벙커 버스터(GBU-72, 45~60m까지 관통) 여러 발을 성공적으로 투하했다”며, “이란의 핵 능력·해군력을 궤멸시켰고, 미사일 능력은 90% 이상 파괴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 댄 케인 미 합동참모의장도 개전한 이후 총 1만3000개가 넘는 목표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발표한 내용만 놓고 보면, 이란 전(全) 지역이 초토화됐다는 의미이지만, 현실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 이후에도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계속되면서 국제 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에 지하시설을 완전히 파괴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과업인지를 느끼게 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즈(NYT)·CNN 등은 미 정보당국이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발사대를 여러 지하 벙커에 분산 보관하고 있다”며, “공습당한 직후 지하의 미사일 벙커·저장고를 파헤쳐 수 시간 만에 미사일 시설을 다시 가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 미사일 발사대의 절반가량은 여전히 온전하고, 공격용 드론 수천 대가 지하 무기고에 보관돼 있다”고 밝혔다.

다수의 국제 정보·연구기관은 “아직도 이란의 지하시설에 있는 농축 우라늄 441kg, 각종 미사일과 자폭 드론 등의 상당수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김일성은 6·25 전쟁 간 UN군의 공중 폭격으로 피해가 커지자 군사기지를 지하에 구축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지하시설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초기 북한은 지상에 있는 군사시설 주변에 무기(장비)를 보관하거나, 침투용 땅굴 터널 등을 설치하는 수준이었으나, 점차 동굴 진지에 수도권을 지향하는 장사정포 등을 배치했다. 이후 해안엔 잠수함 기지를, 산악지역엔 지하에 활주로를 건설하는 등으로 진화됐다.

북한은 1962년 노동당 제4기 5차 대회에서 ‘4대 군사 노선’을 채택했고, ‘전(全) 국토의 요새화’를 위해 지하에 군사기지를 건설했다. 이후 발전을 거듭하며, 이란 등에 지하시설 구축 노하우를 제공했다.

2003년 11월 미 LA타임스는 “북한은 지하에 700개의 큰 공장과 10000개 이상의 작은 군사시설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 정보기관의 고위 관리는 “북한의 지하활동은 이라크·이란에서의 정보수집보다 훨씬 어렵다”고 밝혔다. 분석 기관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6000~10000여 개의 지하 시설물이 구축돼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란은 1980년대부터 지하에 군사시설을 구축했고, 북한은 관련 기술을 전수하며, 이란의 최대 무기 공급국으로 진화했다. 2005년 6월엔 지하 벙커 및 건축물 설계 전문가 등이 테헤란에 파견됐고, 지난해 6월 지하시설 건설 전문가들이 테헤란에 도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러-우 전쟁과 미·이-이란 전쟁의 변화 양상 및 전투 수행 방식은 한반도의 미래 전쟁 양상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의 군사전략 변화에도 상당한 동기(motivation)를 제공하고 있다.

북한은 이란 미사일이 미·이스라엘 방공망에 어떻게 요격되는지를 보며, 피드백한다. “핵무기가 없어 공격당했다”고 판단해 핵 능력과 대량의 미사일·드론으로 생존성과 협상력을 높이고, 핵보유국의 위상을 굳히고자 한다. 또한, 이란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실전(實戰) 군사 데이터를 집적(集積)하면서 미사일·드론 기술의 정예·고도화를 독려하고 있다. 

북한은 핵심 외화 수입원인 이란에 수십 년 동안 무기 판매 및 미사일 기술 등을 이전했다. 45년여 동안 이란에 민항기 부품으로 포장해 무기를 이전하고, 제3국을 경유하며, 기술 고문을 파견하는 등 우회적 방식을 사용했다. 앞으로도 러시아와 다르게 △미사일 부품·생산 기술의 비밀 공급 △지하시설 구축 기술 전문가 자문·기술팀 지원 △사이버전 역량 등을 공유한다면, 국제 사회가 이를 확인 및 예방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김정은은 이란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해야 하면서도 지원을 줄여야 한다는 역설과 마주하고 있다. 미국과 상대하기 위해선 핵 능력을 강화해야 하지만, 직접적인 군사 지원이 △대미(對美) 협상 카드 △중국과의 관계 △강력한 국제 제재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서다.

유념해야 할 대목은 북한이 전수한 이란의 지하시설이 미국의 강력한 공습(타격)에도 핵 능력과 미사일, 드론 등 핵심 무기 절반을 사용 가능한 상태로 보호받는 데 있다. 특히 북한의 군사시설은 이란과 달리 광범위한 지역에 100m 이상 깊게 구축돼 있다. 따라서 파괴하려면, 상당히 많은 수의 표적화(targeting)가 필요하기에 한국군의 능력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김정은이 대한민국(이하 한국)을 기습 공격할 경우, ‘한국형 3축 체계’부터 무력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한국군의 ‘이론적 개념 중시 풍토’와 ‘답정너식 시나리오 훈련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현실에 봉착할 수 있다. 더욱이 고효율의 비대칭 전력으로 상수(常數)가 된 공격·자폭 드론 전력은 아직도 소요를 판단하고 있어 의미 있는 수준이 되기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일부 군사전문가는 “한국은 현무-5 미사일(지하 100m 관통이 가능)을 개발했다”며, “유사시 미국의 최신 무기(벙커 버스터)와 같이 사용하면, 북한의 전쟁 지휘 시설과 군사기지를 거의 파괴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연안의 지하 미사일 기지를 제거하기 위해 GBU-72 어드밴스드 5K 페네트레이터(벙커 버스터)가 실전에서 검증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란이 구축한 지하의 미사일 기지 일부는 파괴됐지만,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 더욱이 북한과 이란은 △핵무기 보유 △전 세계를 사정권에 둔 다량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 △지하 100m 이상에 광범위한 군사기지가 구축돼 있기에 서로를 비교하기가 어렵다.

우리가 직면한 네 가지 현실을 되짚어보자. 첫째, 북한은 핵탄두 50기와 40여 기 분량의 핵물질(추정)을 가졌고, 전 세계를 사정권에 둔 다량의 미사일(ICBM) 보유, 대량의 드론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둘째, 한·미 동맹이 예전 같지 않으며, 트럼프는 이란 전쟁을 지원하지 않는 한국에 대한 불만과 비판 수위가 여전하다.
 
셋째,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및 기뢰 제거 등을 명분으로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걸프국가들에 군함 파병을 요구했지만, 모호한 태도가 계속되고 있다. 한반도 사태 때도 반복되지 않으리라고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넷째,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경우, 주한미군은 ‘전략적 유연성’을 더 확대할 것이며, 한반도 작전은 해·공군으로 한정될 게 분명하다. 더욱이 천문학적 비용과 국가 존속(存續)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북한과의 장기전(미사일·드론 전투)이 거의 확실시되는 이때 여느 국가가 선뜻 나서줄지도 의구(疑懼)스럽다.

우리가 행정·형식에 안주하는 사이 북한은 실전성을 제고하며, 전략적 우위에 서고자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북한 지하시설의 핵무기·미사일·드론 등에 대비하려면, 확증편향의 인식부터 전환돼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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