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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만능주의 건설안전특별법, 현장여건 고려해야

기사승인 20-09-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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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안전특별법, 처벌과 규제 위주의 규제만능주의 법안 주장

발주자를 자문할 수 있는 전문가에서 건설안전기술사, 산업안전지도사는 제외?

건설안전관련법 일원화는 이번에도 물거품, 건설현장은 법 이중적용으로 페닉성태


최근 건설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코 건설안전 관련 사항들일 것이다. 지난 13일 드디어 고대하던 건설안전특별법이 의원 입법(김교흥 의원 등 13인)으로 발의됐다. 건설현장 작업자들의 안전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어서 원론적으로는 찬성한다. 

건설안전특별법의 개략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발주자, 기업의 경영진 등 상대적으로 권한이 큰 주체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했다. 발주자는 적정한 공사비용과 공사기간을 제공하고 원청인 시공사는 안전관리를 책임지도록 하였고, 안전관리 책임을 소홀히 하여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여 건설현장 작업자들에게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해 주는 방향으로 입법됐다. 

발주자는 설계·시공·감리자가 안전을 우선 고려하여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정한 기간과 비용을 제공하여야 하고, 민간공사는 공사기간과 공사비용이 적정한지 인허가기관의 장 등에게 검토를 받도록 했다. 발주자는 설계자·수급인·감리자와 해당 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그 안전관리 역량을 확인하도록 했고, 건설공사를 안전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발주자에게 자문할 수 있는 전문가(안전자문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했다. 

설계자는 설계도서를 작성할 때 시공자가 안전한 작업환경을 갖추고 작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공사기간과 공사비용을 산정하고, 건설사고 예방에 필요한 가설구조물과 안전시설물 등을 설계도서에 반영하도록 했다. 또한 건설공사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 등 안전관리와 관련된 정보를 발주자·수급인·감리자에게 제공하도록 했다. 
 
 
 
 
감리자는 시공자가 설계도서, 안전관리계획서 등에 명기된 안전규정을 준수하는지 확인하고 사고발생이 우려되는 경우 공사를 중지하도록 하는 한편, 시공자가 공사중지 명령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발주청이나 인허가 기관에 신고하도록 했다.  

발주자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원청인 시공사는 해당 현장의 안전관리를 책임지도록 했고, 화재나 폭발이 우려되는 위험작업은 동시에 실시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한편, 원청 시공사의 대표이사가 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보고받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시공자는 소속 근로자 등이 업무상 재해를 당한 경우 그 피해를 보상하는 손해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한편 발주자도 보험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였고 시공사의 사고이력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산정하도록 했다.  

작업자는 안전교육에 성실히 임하고 시공사가 발주자와 협의하여 건설현장에서 지켜야 할 안전규칙을 수립한 경우 그 규칙을 준수하도록 했다. 

법안에는 그동안 처벌이 약하다고 평가되었던 발주자와 시공사의 CEO(최고경영자)에 대한 처벌 내용도 포함됐다. 건설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안전규정을 위반한 시공사의 최고경영자(CEO)를 형사처분하겠다는 것이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회사에 대하여는 영업정지는 물론이고 회사 매출액에 비례한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시공사의 대표이사는 현장에 대한 사고 위험성을 수시로 보고받고 필요시 조처를 하도록 했다. 만약 이러한 안전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원청 CEO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건설안전특별법에 대하여 건설업계에서는 법안 방향에 대해서는 일단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거센 불만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건설 현장에 대한 이해 없는 이번 법안의 경우 건설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여 그렇잖아도 가뜩이나 침체상태에 있는 건설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처벌과 규제로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규제만능주의 법안은 현장과 상당히 동떨어진 법안이라는 것이다. 지금 현존하고 있는 법안에서도 처벌 등 규제 조항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 문제인 만큼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안전기술사나 건설안전분야 산업안전지도사 등으로 구성된 안전전문가들은 발주자에게 자문할 수 있는 전문가(안전전문사)에서 제외된 점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금까지 건설현장에서 안전컨설팅을 하면서 안전전문가로 활동했던 수많은 건설안전기술사나 산업안전지도사를 제외하고, 오히려 안전역량이 미흡하고 오직 영리목적으로만 운영되는 건설기술용역사업자나 건축사에게 건설현장의 안전을 맡긴다면 안전이 제대로 확보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건설안전특별법의 가장 큰 문제는 근로자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현행 산업안전보건법과 함께 건설현장에 이중으로 적용됨에 따라 현장에서는 또 다른 골칫거리를 낳게 될 전망이다. 법 이행에 따라 관련 서류들을 이중으로 작성해야 하고 안전교육도 이중으로 해야 한다. 심지어 안전관리조직도 이중으로 해야 한다. 안전점검도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에서 각 부처별로 이중으로 받아야만 한다. 건설현장은 그야말로 죽기 일보 직전의 패닉상태다. 
  
안전전문가들이 그토록 숙원하고 바랐던 건설안전 관련법 일원화는 결국 이번에도 물거품으로 건너갔고 오히려 이원화만 됐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팽배하다. 건설현장 안전 관련법의 일원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최명기 객원기자·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건설)

<저작권자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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