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한국은, 이와 같은 외형적인 성과와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현재 여러 가지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 그중에는 멈추지 않는 아파트 가격 상승, 환경오염과 쓰레기 문제, 미래 준비에 미흡해 보이는 교육, 비생산적이고 판단력 없는 정치, 청년 일자리 문제, 북한의 핵 문제, 저출산 문제 등이 포함된다. 이들 중에서 가장 시급한 대응이 필요한 것은 저출산 문제라고 본다.
전염병과 싸우기도 벅찬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저출산 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혼인 건수가 감소하고 그 결과로 ‘이미 전 세계에서 최하위’인 한국의 출산율이 더욱 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구학 전문가의 견해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0,7 이하이면, 그 종족은 멸절이 ‘확실’하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대한민국의 2020년 1, 2, 3분기 합계출산율은 각각 0.90, 0.84, 0.84로 위험 수위인 0,7에 접근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2020년 2, 3분기 합계출산율이 각각 0.64와 0.68로 이미 종족 멸절 수준인 0,7 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하여 2020년에는 혼인 건수가 심각하게 감소하고 있으므로, 그 결과로 2021년에는 한국 전체의 합계출산율이 급락하여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0.7 명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글의 중간 결론은 ‘코로나19는 대한민국을 예상보다 더 빨리 종족 멸절 단계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코로나19로 인하여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는 국가는, 선방하고 있다는 국제적 평가와는 다르게, 역설적으로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은 지금 매일매일의 방역 성과에만 집착하여 일희일비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
|
|
대한민국은 지금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을 넘어서 민족의 존망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 국가의 존망은 시기를 놓치면 불가역적인 상태가 된다. 이러한 사실을 한국 민족은 조선왕조 말기에 이미 경험하였고, 그로 인한 고통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돌이켜 보면, 조선은 위기에 처한 국가를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갑신정변(1884년)과 동학혁명과 갑오개혁(1894년)을 시도했지만, 이미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었다. 조선이, 만약 진정으로 멸망을 회피하고자 했다면, 늦어도 1860년대부터는 국가를 개혁하여, 변화하는 국제 환경(서구 제국주의 팽창과 일본의 합류 등)에 대응했어야 했다.
지금 대한민국의 출산율 문제는 조선왕조의 1880년대 상황에 비유될 수 있다고 본다. 이 말은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 미래의 재앙을 막는 데 필요한 시간이 별로 남아있지 않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이 만약 앞으로 3년 이내에 하락하고 있는 출산율을 상승하는 트렌드로 반전시키지 못하면, 한국 민족은 멸절이라는 비운을 피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만약 민족 멸절 과정이 최근의 트렌드처럼 급속히 진행되면, 그로 인해서 초래되는 모든 고통은, 조선이 멸망할 때처럼, 모두 다음 세대의 몫이 된다. 이것은 100여 년 전에 있었던 조선의 역사가 대한민국에 말해주는 생생한 역사의 교훈이다
박춘엽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산업시스템 공학박사
<저작권자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