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시설·국가정보원 시설물 무단 촬영…중국인 1심 징역 5년, 457만 원 추징
형법 제98조(간첩죄)의 인식 고착…6·25전쟁의 시각 ‘敵國=북한’에서 미탈피
국가의 책무…①국민이 권한을 위임한 이유는? ②국민 안전(안정) 순위는?
오픈채팅방에서 현역 군인들에 접근해 군사기밀을 빼내기 위해 다섯 차례나 접촉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인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는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이하 A씨)에게 징역 5년과 457만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지난 3월 국군방첩사령부에 검거된 이후 검찰에서 추가로 수사를 진행한 결과다.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에서 “군사기밀을 넘겨주면, 돈을 주겠다”며, 현역 군인들을 물색했다. 이후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 등 스파이 장비를 보내거나, 특정 장소에 군사기밀 또는 금품을 남겨둬 찾아갈 수 있게 하는 즉, ‘데드드롭’ 방식으로 군사기밀 자료와 대가를 주고받고자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한민국(이하 한국)의 현역 군인을 매수해 군사기밀을 탐지한다는 확정적 의사에 따라 수차례나 입국한 다음 한국 국민과 접촉했다”며, “한국의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고,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피고인이 조직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게 아니고, 실제로 군사기밀이 유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SNS 확산과 여행 콘텐츠 촬영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군사시설 무단촬영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군사시설보호법 제24조 제1항 제4호에 따라서 형사처벌이 가능하지만, 외국인 신분 또는 초범(初犯)임을 고려해 불송치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5년여에 걸쳐 군사 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즉, 국가안보에 중대한 불법적 사안(事案)으로 적발돼 검찰에 송치돼도 불송치로 결정하는 외국인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에서 최근 공개한 5년간의 경찰청 현황 자료에 의하면, 군사 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으로 적발된 외국인은 총 14명이다. △2020년 2명 △2021년 1명 △2022년 2명 △2023년 0명 △2024년 2명 △올해 9월 기준으로는 7명이다. 이때 올해 위반자 7명 중 중국 국적자는 4명, 대만 국적자가 3명이다.
더욱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국인에 의해 국가·군사 안보시설물을 무단 촬영해 체포한 사건은 총 11건에 달하지만, 대다수는 300만 원 전후의 과태료만 부과됐다.
경찰 관계자는 “법적 규정의 미비 및 제한된 시간(여건) 등으로 대공(對共) 용의점을 찾아내기가 어려운 데다 적발한다 해도 ‘호기심으로 찍었다’고 하면, 처벌하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밝혔다.
특히 촬영함과 동시에 곧바로 중국제 드론 서버 사이트에 자동으로 업데이트되기에 이를 차단 및 회수하기도 어렵다. 그러함에도 이들을 처벌할 현행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과태료를 부과하는 근거도 우리 국민에 적용하는 항공 관련법에 따른다.
다수의 전문가는 “무단촬영’으로 체포된 중국인들의 진술 내용이 일관된 측면을 보면, 계획된 범죄 패턴일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드론으로 반복된 촬영 등을 고려할 때 ATP(Advanced Persistent Threat·지능적이고 지속적인 공격) 해킹 기법으로 추정된다”며, “평시에 반복적으로 대상을 감시하며, 해당 국가의 안보 수위를 압박하는 공격 방법”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형적으로 보기엔 중요 정보가 누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미 해킹당한 것과 다름이 없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지난해 1월 美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군사시설을 드론으로 촬영하다 체포한 중국인 유학생에 징역형을 선고했다. 지난 5월 7일 중국에 강제추방하며, “중국으로 제거했다(removed to China)”고 함은 이들이 국가안보를 얼마나 엄중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스파이 방지법’ 등으로 꾸준히 발의하다가 2012년 아베 총리 때 ‘특정비밀보호법’이 의회를 통과했다. 이후 국가 기밀의 누설 및 국가 기밀에 접근하는 행위를 광범위하게 규제함으로써 스파이 방지라는 목적을 달성했다. 당시 내부에서 반발이 컸지만, 외교·방위·방첩·대(對) 테러리즘 등을 강력한 형벌 법규로 보호한다는 취지에 따라 법률로 규정했다.
우리 내부로 시선을 돌려보면, 최근 국가정보원의 간첩수사권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전환됐고, 국군 방첩사령부의 방첩·수사·안보 기능은 내년까지 다른 기능으로 이관·전환되면서 해체 수순(手順)을 밟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취약해진 이때 형사소송법 제98조(간첩죄)의 ‘적국(敵國)’에 한정된 간첩법의 적용대상을 ‘외국’으로 확대하는 등의 빠른 정비 및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의 대법원 판례는 ‘적국’을 북한으로만 한정해 중국이나 러시아 또는 제3국을 위해 활동하는 산업스파이나 촬영자엔 적용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98조는 1953년 6·25전쟁 당시의 상황에 초점을 맞췄기에 ‘적국=북한’으로 규정돼있다. 역대 국회에서 개정안을 반복해 발의되지만, 항시 본회의의 문턱은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정파(政派) 간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데다 “과잉 처벌 우려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인권 및 사생활 침해, 표현의 자유를 잠식당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바뀌지 않아서다.
관계기관에선 “현행법 체계는 중국인을 비롯해 외국인에 의한 국가 전략기술 유출 및 군사정보의 탐지 행위를 ‘간첩죄’로 단죄하기 어렵다”며, 입법을 촉구하지만, 정치권의 ‘함흥차사(咸興差使)’는 반복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북-러의 관계는 심화(深化)한 데다 북-중은 소원했던 관계를 전략적으로 높이고 있다. 한편 韓·美 관계는 경제(통상)협상이 순조롭지 않고, 동맹의 전략화 관계(수준)는 아직 혼란과 질곡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특정 집단(정파·단체)의 이해관계와 확증 편향적 사고방식에 의해 내부 혼란이 계속된다면, 군사·경제(통상)안보에 상당한 위기는 불가피하다. 진정 국민을 위한 방향은 무엇인지,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대표(국가 또는 정당)가 국민의 안전(안정)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시점인지 돌아봐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는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이하 A씨)에게 징역 5년과 457만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지난 3월 국군방첩사령부에 검거된 이후 검찰에서 추가로 수사를 진행한 결과다.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에서 “군사기밀을 넘겨주면, 돈을 주겠다”며, 현역 군인들을 물색했다. 이후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 등 스파이 장비를 보내거나, 특정 장소에 군사기밀 또는 금품을 남겨둬 찾아갈 수 있게 하는 즉, ‘데드드롭’ 방식으로 군사기밀 자료와 대가를 주고받고자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한민국(이하 한국)의 현역 군인을 매수해 군사기밀을 탐지한다는 확정적 의사에 따라 수차례나 입국한 다음 한국 국민과 접촉했다”며, “한국의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고,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피고인이 조직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게 아니고, 실제로 군사기밀이 유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SNS 확산과 여행 콘텐츠 촬영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군사시설 무단촬영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군사시설보호법 제24조 제1항 제4호에 따라서 형사처벌이 가능하지만, 외국인 신분 또는 초범(初犯)임을 고려해 불송치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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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최근 5년여에 걸쳐 군사 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즉, 국가안보에 중대한 불법적 사안(事案)으로 적발돼 검찰에 송치돼도 불송치로 결정하는 외국인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에서 최근 공개한 5년간의 경찰청 현황 자료에 의하면, 군사 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으로 적발된 외국인은 총 14명이다. △2020년 2명 △2021년 1명 △2022년 2명 △2023년 0명 △2024년 2명 △올해 9월 기준으로는 7명이다. 이때 올해 위반자 7명 중 중국 국적자는 4명, 대만 국적자가 3명이다.
더욱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국인에 의해 국가·군사 안보시설물을 무단 촬영해 체포한 사건은 총 11건에 달하지만, 대다수는 300만 원 전후의 과태료만 부과됐다.
경찰 관계자는 “법적 규정의 미비 및 제한된 시간(여건) 등으로 대공(對共) 용의점을 찾아내기가 어려운 데다 적발한다 해도 ‘호기심으로 찍었다’고 하면, 처벌하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밝혔다.
특히 촬영함과 동시에 곧바로 중국제 드론 서버 사이트에 자동으로 업데이트되기에 이를 차단 및 회수하기도 어렵다. 그러함에도 이들을 처벌할 현행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과태료를 부과하는 근거도 우리 국민에 적용하는 항공 관련법에 따른다.
다수의 전문가는 “무단촬영’으로 체포된 중국인들의 진술 내용이 일관된 측면을 보면, 계획된 범죄 패턴일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드론으로 반복된 촬영 등을 고려할 때 ATP(Advanced Persistent Threat·지능적이고 지속적인 공격) 해킹 기법으로 추정된다”며, “평시에 반복적으로 대상을 감시하며, 해당 국가의 안보 수위를 압박하는 공격 방법”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형적으로 보기엔 중요 정보가 누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미 해킹당한 것과 다름이 없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지난해 1월 美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군사시설을 드론으로 촬영하다 체포한 중국인 유학생에 징역형을 선고했다. 지난 5월 7일 중국에 강제추방하며, “중국으로 제거했다(removed to China)”고 함은 이들이 국가안보를 얼마나 엄중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스파이 방지법’ 등으로 꾸준히 발의하다가 2012년 아베 총리 때 ‘특정비밀보호법’이 의회를 통과했다. 이후 국가 기밀의 누설 및 국가 기밀에 접근하는 행위를 광범위하게 규제함으로써 스파이 방지라는 목적을 달성했다. 당시 내부에서 반발이 컸지만, 외교·방위·방첩·대(對) 테러리즘 등을 강력한 형벌 법규로 보호한다는 취지에 따라 법률로 규정했다.
우리 내부로 시선을 돌려보면, 최근 국가정보원의 간첩수사권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전환됐고, 국군 방첩사령부의 방첩·수사·안보 기능은 내년까지 다른 기능으로 이관·전환되면서 해체 수순(手順)을 밟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취약해진 이때 형사소송법 제98조(간첩죄)의 ‘적국(敵國)’에 한정된 간첩법의 적용대상을 ‘외국’으로 확대하는 등의 빠른 정비 및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의 대법원 판례는 ‘적국’을 북한으로만 한정해 중국이나 러시아 또는 제3국을 위해 활동하는 산업스파이나 촬영자엔 적용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98조는 1953년 6·25전쟁 당시의 상황에 초점을 맞췄기에 ‘적국=북한’으로 규정돼있다. 역대 국회에서 개정안을 반복해 발의되지만, 항시 본회의의 문턱은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정파(政派) 간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데다 “과잉 처벌 우려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인권 및 사생활 침해, 표현의 자유를 잠식당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바뀌지 않아서다.
관계기관에선 “현행법 체계는 중국인을 비롯해 외국인에 의한 국가 전략기술 유출 및 군사정보의 탐지 행위를 ‘간첩죄’로 단죄하기 어렵다”며, 입법을 촉구하지만, 정치권의 ‘함흥차사(咸興差使)’는 반복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북-러의 관계는 심화(深化)한 데다 북-중은 소원했던 관계를 전략적으로 높이고 있다. 한편 韓·美 관계는 경제(통상)협상이 순조롭지 않고, 동맹의 전략화 관계(수준)는 아직 혼란과 질곡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특정 집단(정파·단체)의 이해관계와 확증 편향적 사고방식에 의해 내부 혼란이 계속된다면, 군사·경제(통상)안보에 상당한 위기는 불가피하다. 진정 국민을 위한 방향은 무엇인지,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대표(국가 또는 정당)가 국민의 안전(안정)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시점인지 돌아봐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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