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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핵잠 건조·도입과 북한의 전략핵잠 공개가 주는 함의(含意)

기사승인 25-12-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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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건조 중인 전략핵잠(SSBN)’ 전격 공개…노회(老獪)한 전략적 노림수

美·국제사회…한국의 핵잠 건조와 ‘자체 핵무장’에 대한 까칠한 시각 존재

韓, 자주국방…정상적인 ‘warrior group·핵잠’, 확실한 응징보복 능력 보유


지난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은 건조 중인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SSBN, 이하 핵잠)을 공개하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한민국(이하 한국)이 지난 10월 韓·美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에게 핵잠 건조를 요청하자 곧바로 이를 승인하며, 핵잠 건조 프로젝트가 시작됐지만, 예상보다 상당히 더디게 추진되었다.

김정은은 최근 韓·美 간 핵잠 추진 협의가 빠르게 진척될 조짐을 보이자 이를 견제하고, 수중 핵전력까지 보유한 불가역적인 핵보유국임을 강조하려는 속내에서 건조 중인 핵잠을 전격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핵잠’과 ‘북한 핵잠’은 차이가 크다. ‘한국 핵잠’은 ‘핵연료를 장착하는 공격원잠(SSN·원자력 추진으로 장시간 잠항, 일명 공격핵잠)’이고, ‘북한 핵잠’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전략원잠(SSBN·원자력 추진으로 핵무기를 은밀하게 기습 투발, 일명 전략핵잠)’이다. 

이웃 일본도 조용하지 않다. 내각 관료들은 연일 핵잠 도입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지난 23·24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안보 환경이 급변하기에 주체적인 판단에 따라 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어떠한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고, 억지·대처력 향상에 필요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다”고 밝히면서 핵잠 건조의 당위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중국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訪美를 통해 “양국 간 별도 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하자 “한국은 해안선이 제한되기에 핵잠이 필요 없는 데도 강대국이 되려고 도전하는 것인가”라며, “핵 비확산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을 핵잠 건조로 인도-태평양(對中 견제) 전략에 더 깊숙이 개입시키려 한다는 인식과도 닿아 있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지난 9월 중순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러시아가 올해 상반기 퇴역한 전략핵잠(SSBN, 아큘라·Acula)에서 떼낸 것으로 추정되는 핵잠 원자로 모듈 2~3기를 북한에 넘겼다”며, “북한이 지난해부터 러시아에 핵잠 기술과 신형 전투기를 요구했고, 결국,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같은 달 軍 당국도 “최근 러·북 간 군사협력 강화가 북한의 핵잠용 원자로 기술 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에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8일 국방부는 업무보고 간 “핵잠 건조를 위한 미국과의 핵연료 이전 협상을 2년 이내에 끝내겠다”고 보고했다. 고민스러운 지점은 특정 기관의 노력만으론 주변 국가들의 견제와 훼방, 美 의회·국제사회의 까칠한 시각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양한 관련 기관과 협력적 프로젝트를 가동해도 될까? 말까? 하는 중대(重大) 사안이어서다.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 핵잠(폭 12m×길이 100m)이 러시아에서 퇴역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는 전략핵잠(Acula)과 유사한 형태라고 분석하면서도 △기만 △실제 전력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갈라졌다.

우리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며 갑론을박에 빠진 지금 북한을 비롯한 주변 국가는 핵잠 건조를 위해 한마음으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가동하고 있기에 90% 이상의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즉, 북한이 완성하는 핵잠은 연료를 교체할 필요가 없지만, 우리는 10년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 우리의 우라늄 농축 권한은 미국이 가졌기에 20% 이하 저농축 우라늄마저 미국에서 수입해야 하고, 이마저도 정식 논의는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

지난 25일 김정은이 공개한 북한 핵잠이 실제로 배치될 경우, 한국 핵잠은 공격력 측면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지만, 정부(軍)의 대응 및 추진방식에 관한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우리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갈 길이 멀다”는 의미이기에 염려스러운 지점이다.

김정은은 지난 2021년 조선노동당 제8차 당 대회(1월)와 ‘자위-2021’ 국방발전 전람회(10월)를 통해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공식화했고, 전략핵잠을 건조하는 현장을 공개하며, 5대 전략 과업(美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 체계 보유)을 하나씩 치밀하게 완성하는 모양새다.

최근 3년 새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 다탄두 개별 유도 기술(MIRV),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한다. 군사 정찰위성은 2023년 3차 시도에서야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구글 위성 사진보다 해상도는 많이 흐렸지만, 실제 촬영한 결과이기에 간과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 3월엔 핵잠을 건조 중이라고 발표했으나, 지난 25일 전략핵잠(SSBN) 실물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지난 5월 우리 국방부 정보본부는 북한의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과장된 내용일 수 있지만, 진전됐기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5대 전략무기로 북한 체제를 안정시키고, 대미(對美) 협상력은 높이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 등을 겨냥한 전략적 노림수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북한이 전략핵잠을 실전 배치할 경우, ‘2차 타격 능력’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현실이다. ‘1차 타격 능력’은 ‘핵 선제공격 능력’이지만, ‘2차 타격 능력’은 ‘외부의 핵 공격에 언제든 핵무기로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북한의 전략핵잠이 美 본토 앞바다까지 잠항(潛航) 능력을 갖출 경우, 美 본토에 심대한 안보위협이기에 우리에 필요한 ‘확장억제 정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게 된다.

핵잠은 ‘2차 타격능력’을 통해 장기간 은밀 잠항 능력으로 현존·미래적국의 전략잠함 또는 공격 핵잠에 대한 추적과 무력화(필요시)까지 가능한 전략무기다. 

한국은 2003년 노무현 정부 때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핵잠 도입·건조 계획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미국의 반대로 좌절됐다. 핵잠을 보유한 6개국(미·러·영·프·중·인도)은 모두 핵보유국이기에 핵잠엔 핵무기가 탑재된다는 오해를,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려 한다는 오해도 지혜롭게 풀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선 언제부터인가 정치적 수사(修辭·rhetoric)가 만사형통이 돼 버렸다. 동맹·우방·적국을 구분하기조차 어렵게 된 국제 현실에서 ‘확증편향·Echo-chamber’만으로 안보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적 불안·위기감을 낮추기란 불가능하다.

비핵국가인 한국이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려면,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정책’에 의존함은 불가피하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자주국방을 위해선 핵잠에 억제력의 핵심축 역할을 맡길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내부의 논쟁을 위한 논쟁은 빠르게 종식돼야 한다. 아울러 강력한 재래식 미사일체계 즉, ‘한국형 3축 체계’의 완성도를 높여 확실한 응징보복 능력(역량)도 확보해야 한다.

국방 분야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최악(최후)의 상황에 대비한 전사집단(warrior group)이 유지되고, 핵 억지가 가능한 전략무기가 필요하다. 변함없는 사실은 “국가안보(국방)는 최악의 상황에 단디 대비함을 기본원칙으로 해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저작권자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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