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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첩사 해체 절차의 개시, 효과성과 ‘교각살우(矯角殺牛)’의 틈새

기사승인 26-01-0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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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민관군 분과위 권고안 발표, ‘국군방첩사’ 해체 절차 개시

국정원 대공 수사 기능…경찰 이관(2024) 이후 치명적인 후과(後果) 체감

국가 존립·국익 추구의 명제…“국가안보의 근간은 고수(固守)돼야 한다”


국군방첩사령부(이하 방첩사)가 1977년 육·해·공군 방첩부대를 통합해 국방부 장관의 직속 부대(국군보안사령부)로 창설된 지 49년 만에 해체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8일 국방부 민관군 특별자문위원회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이하 분과위)가 “방첩사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안보 수사, 방첩정보, 보안 감사, 동향조사 등의 기능을 이관 및 폐지할 것을 장관에게 권고했다”며, “방첩사 개혁은 국가안보의 핵심인 방첩·보안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민주적 통제와 헌법적 가치를 보장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분과위는 “방첩사가 최고 권력자의 전위부대로 전락한 것은 감시·견제의 사각지대에 있었기 때문이다”며,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토대로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외부 통제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분과위 권고안은 방첩사의 3대 주요 기능(△방첩 업무 △안보 수사 △보안 감사) 중에서 ‘방첩 업무’는 ‘국방안보정보원(가칭, 이하 국안원)’을 신설해 간첩·스파이 정보 수집 등을 전담하고, ‘안보 수사’는 국방부 조사본부(군사경찰)에서 군내(軍內) 간첩 수사를, ‘보안 감사’는 ‘중앙보안감사단(가칭, 이하 중보단)’을 신설해 담당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신설되는 국직부대의 설치근거는 법률로 제정하되, 인력 재배치에 따른 부작용이 최소화될 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제반 조치도 같이 추진하게 했다.

국방부는 “법령으로 제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놔두면, 정권이 바뀔 때 또 원복될 여지가 상당히 높다”며, “방첩사의 기능을 이관 및 폐지할 때 대통령령으로만 하면, 한계가 있다는 문제도 있기에 (법률 제정을) 반영하려고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신설될 ‘국안원’은 ‘문민 통제(civil control)’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군무원 또는 민간 인력이 수장(首長)을 맡는 방안을 우선으로 뒀다고 밝혔다. 현역이 임명된다 해도 계급(직급)이 격하될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특히 “수사·정보·보안 기관 간 업무를 공유·연계하도록 ‘안보수사협의체’를 구성해 협업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며, “여러 가지 문제점이 또다시 불거지지 않도록 내·외부 통제 방안을 설계해 투명·책임성을 강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신설될 ‘중보단’은 보안 감사와 신원 조사, 장성급 인사 검증 지원 임무를 맡게 되지만, 군사(軍事) 정보 기능 즉, 군내 간부들의 세평(世評, 인사·인물 첩보) 수집 및 동향조사 등을 이용해 무소불위 권력으로 군림했다는 비판을 고려해 장성 인사시기 때로 한정해 검증에 필요한 정보만을 수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권력이 집중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내부적 통제 방안으로는 국방부에 ‘정보보안정책관(국장급, 순환보직)’을 신설하되, 감찰 책임자는 군무원(외부 인력)으로 임명해 독립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역할은 ‘국안원’과 ‘중보단’, ‘국방정보본부’의 업무를 지휘·통제하고, 軍의 정보·보안 정책을 총괄하게 했다. 외부적 통제 방안으로는 ‘국안원’의 국회 보고 및 정기 업무보고를 정례화하고, 준법감찰위원회(민간전문가로 구성)를 신설해 법령 준수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국방부는 “분과위의 권고안을 토대로 세부 조직편성안을 마련하고, 올해 안으로 법·제도적 정비, 부대계획 수립 등을 완료하는 등 방첩사의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방첩사는 1948년 조선경비대 정보처 산하에 대공(對共) 업무를 전담하는 ‘특별조사과’를 설치를 시작으로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로 확대 창설한 이래 정치권력과 영욕을 같이한 지 49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현존·미래 적국들의 결속과 연맹으로 우리 국익에 관한 손익계산이 한층 더 복잡해진 데다 군사·안보적 위기 또한, 감소되지 않는 측면을 무시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간 방첩사는 안보 수사, 방첩 업무, 신원 조사·인사 첩보 등을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왔다. 더욱이 정치 개입, 민간인 사찰 등의 논란에도 명칭만 바꿔 기능을 유지했기에 개선·보강이 필요한 측면, 권력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기능을 분산하는 데 대한 공감대가 적지 않음도 사실이다.

그러함에도 다수의 전문가는 “방첩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방첩·보안·수사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며, “보안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방첩 영역에서 내사를 진행하고, 수사와 연계돼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복수의 軍·정보 관계자도 “하나의 기관에서 할 수 있는 분야를 뿔뿔이 흩어놓은 다음 ‘협의체’라는 옥상옥 구조를 통해 통제한다는 것이기에 기존의 체계보다는 기민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보안과 방첩을 분리하는 정보기관은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조직을 모두 쪼개 놓을 경우, 그러지 않아도 심화하는 경제·안보 분야의 취약점이 더욱 드러나는 작금에 방첩·보안 기능의 틈새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신설(이첩) 기관이 어떠한 방식으로 일반의 불안감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지에 관한 청사진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신설하면 잘 될 거야”라는 막연한 희망과 기대감만으로 국가의 존립, 국익을 추구하겠다는 발상은 ‘장밋빛 전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다.

지금 우리는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간 2024년 이후 대공 수사에 치명적 구멍이 뚫리는 후과(後果)를 겪고 있다. 어떠한 대의명분도 “국가안보의 근간이 고수(固守)돼야 한다”는 명제보다 앞설 수 없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 없고,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가 죽을 수 있다(矯角殺牛)”는 비유를 기억해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저작권자 경제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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