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정상회담…전략적 협력 심화→“외교·법 집행·군사 분야” 교류 강화
미·일, 중·북·러 간 ‘두만강 출해권’ 논의 가시화 →인-태 전략 훼손 불가피
한,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결정할 시점 곧 도래…무엇을, 어떻게(?)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글로벌 안보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지난 2월 미-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촉발된 이란 전쟁은 호르무즈 해협을 물리적으로 봉쇄하면서 새롭게 무기화가 됐고,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은 곧바로 마비됐다. 트럼프 발 ‘미국 우선주의’는 국제사회의 각자도생을 부추기며, 한반도를 둘러싼 미묘한 힘겨루기로 ‘군사적 모험’의 활시위는 한껏 당겨져 있다.
한반도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직접 충돌하는 지정학적 단층선(斷層線)이기에 상당한 변곡점(inflection point·기존 질서와 패러다임이 완전히 재편되는 결정적 계기)으로 작동하고 있다.
지난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북·중 관계 복원이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간접적으로 촉진할 수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각기 북한에 외교·경제적 안전망과 기술 지원을 통해 전략적 이익을 높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 관세청(차관급)과 유사한 중국 해관총서(장관급)는 지난 4월 북·중 간 교역액을 3억2천580만달러(환화 약 4천956억원)로 발표했다. 2017년 11월의 3억8천802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하 시진핑)은 미국이 주도하는 미·일 연합능력이 증강 일로에 있고, 다카이치 사나에 일 총리(이후 다카이치)가 주도하는 공격 능력의 대폭 증대와 ‘보통국가’ 추구가 껄끄럽다. 그러나 독자적 대응보다 북한의 군사력을 적절히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의 평양 방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이 핵·재래식 전력의 정예·고도화와 “핵보유국 지위는 불퇴(不退)”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성사됐다. 이는 △외교·법 집행 강화 △군사 분야 교류를 강화하는 등의 당근책으로 러시아를 견제하고, 북·중 관계는 더 심화하려는 책략으로 읽힌다.
시진핑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하 트럼프)과 정상회담에서 ‘전술적 봉합’을 시도했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하 푸틴)과 정상회담, 대(對) 대만 군사적 압박, 지난 8일 방북으로 ‘반미·다극화 전선’ 구축 여건이 공고해졌다. 미국 주도의 인-태 전략에 대응하는 대(對)한반도 전략을 보여주려는 강력한 시그널로 봐야 하지 않나 싶다.
중국 관영매체(신화통신)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조(中·朝) 간 전통적 우호를 중시하는 중국 당·정부의 입장은 확고하고, 김정은 총서기 동지의 북한 사회주의 사업 영도에 대한 확고한 지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가 ‘중·조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을 체결한 지 65주년”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중·조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은 1961년 7월 중-북 간 체결된 군사동맹조약으로 ‘한 국가가 외부로부터 공격받을 경우, 다른 국가가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정은은 2024년 6월 19일 푸틴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 간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을 명문화했다.
지난 3일 김정은은 새로운 핵물질 생산공장(우라늄 농축시설로 추정)을 시찰하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철저히 행사하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불변의 정치·군사적 입장이다”고 밝혔다. 북한은 러시아의 군사기술 지원과 핵무기의 정예·고도화 등을 통해 중국에 의존 및 혜택을 받던 처지에서 전략적 파트너(동지)로 격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의 BBC·로이터 통신 등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핵 프로그램(비핵화) 언급이 없었음은 북·러 밀착과 새로운 지역 안보 환경의 영향”이라고 보도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앙킷 판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핵 정책 선임연구원 등은 “중국이 북·러관계 심화를 견제하고, 국익을 보호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대한민국(이하 한국)은 트럼프의 종잡을 수 없는 ‘MAGA·America First’에 “진영 논리를 떠나 철저하게 국익을 우선하겠다”고 하지만, 강한 의지만으로 정치·외교·경제(통상)·안보(국방) 등 복합적 위기를 극복하긴 만만치 않다. △시진핑이 주도하는 ‘새로운 중화체제’에 편입되든지, △다카이치가 이끄는 일본과의 전략적 연대로 세력 균형을 도모하든지, △북한의 핵무기 고도·정예화와 트럼프의 확장억제에 관한 불신이 크기에 ‘독자 핵무장 옵션’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상당한 압박·충격이 뒤따르겠지만, 다른 대안(代案)을 찾기는 녹록지 않다.
한·일 관계는 소모적인 갈등을 벗어난 것 같지만,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일시적 현상이다. 강제동원, 독도, 야스쿠니 신사참배, 위안부, 역사 교과서 등의 사안(事案)이 분출될 수 있어서다. 다카이치의 세련된 협력 드라이브는 ‘보통국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안보 취약성을 보완하고, 우리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유화책이다. 자신들의 안보위험을 대외로 분산시키려는 목적이 다분하기에 역사·영토(독도)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한·일 협력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한된 전략적 연대(각본)를 뛰어넘을 새로운 고차방정식과 복합적인 안보 전략 자산 확보가 필요하다.
북한과 중국의 군사협력 강화 포석은 북·러 관계 심화에 따른 중국의 전략적 불안정성 회복과 경제 협력 확대를 비롯한 ‘국경 통상구의 전면 재개통’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갈망하는 ‘동해 출해권(出海權·두만강 하구를 통해 동해로 진출할 권리)’과 맞물려서다.
두만강 동쪽 끝단의 중국 지린성 훈춘(薰春)은 북·중·러 국경이 맞닿아 있다. 1860년 청나라가 ‘베이징조약’에 따라 러시아에 연해주를 양도했다. 이로 인해 중국은 훈춘에서 동해까지 17km 남짓한 거리를 1000km나 떨어진 다롄항을 통해야 서해로 나갈 수 있다. 그러다 지난 5월 푸틴이 중국의 자본·물동량으로 경제 숨통을 틔우고자 ‘두만강 출해권’에 대해 “3자 작업을 잘해 나가자”고 호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한 이유는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한국의 핵무장을 반대하기 어렵고, 일·대만으로 도미노 현상이 번질 게 분명해서다. △미국은 핵우산을 더 강화할 것이고, △‘한국형 3축 체계’와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MD)’, 주한·주일 미군 등 동아시아 주둔 전력은 강화될 게 뻔하다. 여기에 △미국의 국가방위전략(이하 NDS)은 대중(對中) 견제·압박이 주요 과업이고, △대북(對北)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에 ‘주권 수호·불패 친선·군사협력’을 강조할 수밖에 없게 됐다. 다수의 군사전문가는 “중국이 한반도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을 복원해 국익·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고 해석한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파병으로 대(對)러 관계를 자원(파병) 대 (기술) 원조 구도로 만들었지만, 경제발전과 핵보유국 지위를 보장받기엔 한계가 있다. 그러함에도 김정은은 대중 경제·군사적 관계의 회복 및 중·러를 뒷배로 두는 데 성공했고, ‘국경 통상구 재개통·두만강 출해권’ 논제로 몸값이 급등했다.
일본은 중국의 ‘두만강 하구 개방과 선박의 동해진출 가능성’에 초비상이 걸렸다. 중국이 ‘소야해협(홋카이도~사할린, 일명 라페루즈 해협)-북극해’에 이르는 부동 항로를 확보할 경우, 중국 해군의 활동 반경이 커지면서 동북아 해양 질서를 뒤흔드는 강력한 변수(Variable)가 될 수 있어서다.
미국은 ‘두만강 출해권’이 성사돼 한·미·일(공군) 공조의 동해 포위 구도에 북·중·러가 결속할 경우, ‘NDS·반접근/지역거부(A2/AD)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우려가 커졌다. 물론 북·러가 중국의 세력 확대를 경계하기 위해 자신들의 항만을 빌려주는 형태로 용인(容認)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정작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제11차 울란바토르 동북아 안보 대화’에서 ‘한반도 평화공존과 동북아 공동번영의 길’을 주제로 ‘정전체제 종식’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4자(미·중·남·북) 회담+몽골·일·러가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베이징 횡단 철도’ △‘두만강 이니셔티브(Greater Tumen Initiative, 이하 GTI)’까지 포함됐기에 김정은-시진핑이 논의한 ‘두만강 출해권’과도 연계된다.
‘GTI’는 1990년대 초 유엔개발계획(UNDP)이 주도한 프로젝트로 북한의 탈퇴(2009), 지정학적 불안정성, 대(對)러 제재 등으로 인해 답보상태였다. 최근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에 동북·두만강 유역 접경지역 개발을 연계시키며, 협력의 담론으로 부상했다. 우리 정부는 조정자(Coordinator)·혁신 파트너(Innovation Partner) 역할로 남북경제협력의 새로운 장을 만들고자 한다.
우리 의지로 유의미한 역할이 가능하겠지만, 한계는 분명히 있다.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가 너무 선명하고, 시진핑이 우리의 ‘GTI’에 의존할 이유가 없어서다. 국제 제재와 대북 정책이 불확실하기에 투자금 회수·프로젝트의 지속성을 담보하기는 쉽지 않다. 북-중 관계는 회복세이지만, 남-북·북-미 관계에 긍정적 변화가 전제돼야 조금의 가능성이 커지지 않을까 싶다.
6자(한·미·일-중·북·러)가 동시에 심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두만강 출해권(해상전략 통로로서 중국 선박의 동해진출)’ 해법이 시진핑의 방북을 기점으로 3자(중·북·러) 협상의 틀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재임하는 동안 ‘NDS·동맹 현대화’에서 한국 주도의 대북 억제·미군 지원 공식은 어떠한 지정학·지경학적 변화(조정)에도 큰 변동이 없을 것이다. 대북 억제를 주도해야 할 우리 나름의 장·단기 대책이 필요하다.
한반도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직접 충돌하는 지정학적 단층선(斷層線)이기에 상당한 변곡점(inflection point·기존 질서와 패러다임이 완전히 재편되는 결정적 계기)으로 작동하고 있다.
지난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북·중 관계 복원이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간접적으로 촉진할 수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각기 북한에 외교·경제적 안전망과 기술 지원을 통해 전략적 이익을 높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 관세청(차관급)과 유사한 중국 해관총서(장관급)는 지난 4월 북·중 간 교역액을 3억2천580만달러(환화 약 4천956억원)로 발표했다. 2017년 11월의 3억8천802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하 시진핑)은 미국이 주도하는 미·일 연합능력이 증강 일로에 있고, 다카이치 사나에 일 총리(이후 다카이치)가 주도하는 공격 능력의 대폭 증대와 ‘보통국가’ 추구가 껄끄럽다. 그러나 독자적 대응보다 북한의 군사력을 적절히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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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평양 방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이 핵·재래식 전력의 정예·고도화와 “핵보유국 지위는 불퇴(不退)”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성사됐다. 이는 △외교·법 집행 강화 △군사 분야 교류를 강화하는 등의 당근책으로 러시아를 견제하고, 북·중 관계는 더 심화하려는 책략으로 읽힌다.
시진핑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하 트럼프)과 정상회담에서 ‘전술적 봉합’을 시도했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하 푸틴)과 정상회담, 대(對) 대만 군사적 압박, 지난 8일 방북으로 ‘반미·다극화 전선’ 구축 여건이 공고해졌다. 미국 주도의 인-태 전략에 대응하는 대(對)한반도 전략을 보여주려는 강력한 시그널로 봐야 하지 않나 싶다.
중국 관영매체(신화통신)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조(中·朝) 간 전통적 우호를 중시하는 중국 당·정부의 입장은 확고하고, 김정은 총서기 동지의 북한 사회주의 사업 영도에 대한 확고한 지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가 ‘중·조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을 체결한 지 65주년”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중·조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은 1961년 7월 중-북 간 체결된 군사동맹조약으로 ‘한 국가가 외부로부터 공격받을 경우, 다른 국가가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정은은 2024년 6월 19일 푸틴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 간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을 명문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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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김정은은 새로운 핵물질 생산공장(우라늄 농축시설로 추정)을 시찰하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철저히 행사하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불변의 정치·군사적 입장이다”고 밝혔다. 북한은 러시아의 군사기술 지원과 핵무기의 정예·고도화 등을 통해 중국에 의존 및 혜택을 받던 처지에서 전략적 파트너(동지)로 격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의 BBC·로이터 통신 등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핵 프로그램(비핵화) 언급이 없었음은 북·러 밀착과 새로운 지역 안보 환경의 영향”이라고 보도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앙킷 판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핵 정책 선임연구원 등은 “중국이 북·러관계 심화를 견제하고, 국익을 보호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대한민국(이하 한국)은 트럼프의 종잡을 수 없는 ‘MAGA·America First’에 “진영 논리를 떠나 철저하게 국익을 우선하겠다”고 하지만, 강한 의지만으로 정치·외교·경제(통상)·안보(국방) 등 복합적 위기를 극복하긴 만만치 않다. △시진핑이 주도하는 ‘새로운 중화체제’에 편입되든지, △다카이치가 이끄는 일본과의 전략적 연대로 세력 균형을 도모하든지, △북한의 핵무기 고도·정예화와 트럼프의 확장억제에 관한 불신이 크기에 ‘독자 핵무장 옵션’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무엇을 선택하든 상당한 압박·충격이 뒤따르겠지만, 다른 대안(代案)을 찾기는 녹록지 않다.
한·일 관계는 소모적인 갈등을 벗어난 것 같지만,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일시적 현상이다. 강제동원, 독도, 야스쿠니 신사참배, 위안부, 역사 교과서 등의 사안(事案)이 분출될 수 있어서다. 다카이치의 세련된 협력 드라이브는 ‘보통국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안보 취약성을 보완하고, 우리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유화책이다. 자신들의 안보위험을 대외로 분산시키려는 목적이 다분하기에 역사·영토(독도)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한·일 협력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한된 전략적 연대(각본)를 뛰어넘을 새로운 고차방정식과 복합적인 안보 전략 자산 확보가 필요하다.
북한과 중국의 군사협력 강화 포석은 북·러 관계 심화에 따른 중국의 전략적 불안정성 회복과 경제 협력 확대를 비롯한 ‘국경 통상구의 전면 재개통’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갈망하는 ‘동해 출해권(出海權·두만강 하구를 통해 동해로 진출할 권리)’과 맞물려서다.
두만강 동쪽 끝단의 중국 지린성 훈춘(薰春)은 북·중·러 국경이 맞닿아 있다. 1860년 청나라가 ‘베이징조약’에 따라 러시아에 연해주를 양도했다. 이로 인해 중국은 훈춘에서 동해까지 17km 남짓한 거리를 1000km나 떨어진 다롄항을 통해야 서해로 나갈 수 있다. 그러다 지난 5월 푸틴이 중국의 자본·물동량으로 경제 숨통을 틔우고자 ‘두만강 출해권’에 대해 “3자 작업을 잘해 나가자”고 호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한 이유는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한국의 핵무장을 반대하기 어렵고, 일·대만으로 도미노 현상이 번질 게 분명해서다. △미국은 핵우산을 더 강화할 것이고, △‘한국형 3축 체계’와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MD)’, 주한·주일 미군 등 동아시아 주둔 전력은 강화될 게 뻔하다. 여기에 △미국의 국가방위전략(이하 NDS)은 대중(對中) 견제·압박이 주요 과업이고, △대북(對北)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에 ‘주권 수호·불패 친선·군사협력’을 강조할 수밖에 없게 됐다. 다수의 군사전문가는 “중국이 한반도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을 복원해 국익·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고 해석한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파병으로 대(對)러 관계를 자원(파병) 대 (기술) 원조 구도로 만들었지만, 경제발전과 핵보유국 지위를 보장받기엔 한계가 있다. 그러함에도 김정은은 대중 경제·군사적 관계의 회복 및 중·러를 뒷배로 두는 데 성공했고, ‘국경 통상구 재개통·두만강 출해권’ 논제로 몸값이 급등했다.
일본은 중국의 ‘두만강 하구 개방과 선박의 동해진출 가능성’에 초비상이 걸렸다. 중국이 ‘소야해협(홋카이도~사할린, 일명 라페루즈 해협)-북극해’에 이르는 부동 항로를 확보할 경우, 중국 해군의 활동 반경이 커지면서 동북아 해양 질서를 뒤흔드는 강력한 변수(Variable)가 될 수 있어서다.
미국은 ‘두만강 출해권’이 성사돼 한·미·일(공군) 공조의 동해 포위 구도에 북·중·러가 결속할 경우, ‘NDS·반접근/지역거부(A2/AD)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우려가 커졌다. 물론 북·러가 중국의 세력 확대를 경계하기 위해 자신들의 항만을 빌려주는 형태로 용인(容認)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정작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제11차 울란바토르 동북아 안보 대화’에서 ‘한반도 평화공존과 동북아 공동번영의 길’을 주제로 ‘정전체제 종식’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4자(미·중·남·북) 회담+몽골·일·러가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베이징 횡단 철도’ △‘두만강 이니셔티브(Greater Tumen Initiative, 이하 GTI)’까지 포함됐기에 김정은-시진핑이 논의한 ‘두만강 출해권’과도 연계된다.
‘GTI’는 1990년대 초 유엔개발계획(UNDP)이 주도한 프로젝트로 북한의 탈퇴(2009), 지정학적 불안정성, 대(對)러 제재 등으로 인해 답보상태였다. 최근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에 동북·두만강 유역 접경지역 개발을 연계시키며, 협력의 담론으로 부상했다. 우리 정부는 조정자(Coordinator)·혁신 파트너(Innovation Partner) 역할로 남북경제협력의 새로운 장을 만들고자 한다.
우리 의지로 유의미한 역할이 가능하겠지만, 한계는 분명히 있다.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가 너무 선명하고, 시진핑이 우리의 ‘GTI’에 의존할 이유가 없어서다. 국제 제재와 대북 정책이 불확실하기에 투자금 회수·프로젝트의 지속성을 담보하기는 쉽지 않다. 북-중 관계는 회복세이지만, 남-북·북-미 관계에 긍정적 변화가 전제돼야 조금의 가능성이 커지지 않을까 싶다.
6자(한·미·일-중·북·러)가 동시에 심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두만강 출해권(해상전략 통로로서 중국 선박의 동해진출)’ 해법이 시진핑의 방북을 기점으로 3자(중·북·러) 협상의 틀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재임하는 동안 ‘NDS·동맹 현대화’에서 한국 주도의 대북 억제·미군 지원 공식은 어떠한 지정학·지경학적 변화(조정)에도 큰 변동이 없을 것이다. 대북 억제를 주도해야 할 우리 나름의 장·단기 대책이 필요하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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