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방첩본부·조사본부 안보수사단·국방보안지원단 출범…3대 기능 분리
‘얼룩진 역사 단절, 국민의 군대 재건’…방첩사 요원→분리·재배치, 원복
국방부, ‘군사제도의 발전적 해체’ 강조…‘제도’ 이전에 ‘구성원’의 처신(?)
국군방첩사령부(이하 방첩사)를 해체하고, 방첩·안보 수사, 군내(軍內) 보안감사 및 사고 조사 등을 전담하는 국방방첩본부, 국방부조사본부(이하 조사본부) 안보수사단, 국방보안지원단이 공식 출범했다.
지난 3일 안규백 국방부장관은 창설식에서 “국방방첩본부의 창설은 권력의 도구로 얼룩졌던 지난(至難)한 역사를 끝내고, ‘국민의 군대 재건’을 완성하는 일대 분수령”이라며, “오직 본연의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끝까지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국방방첩본부’는 기존의 방첩사 시설을 사용하며, 미래 안보위협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핵심 기능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방첩 분야’는 북한의 은밀한 지능화를 비롯한 외국(현실적국 포함)의 대군(對軍) 정보활동과 대테러 작전 수행을 위해 국내·외 관계기관과 공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첨단 장비 도입 등으로 방첩 대응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방산 분야’는 군사기밀 유출을 차단하며,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등을 비롯해 주요 전략자산에 대한 방첩 지원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사이버 분야’는 군내(軍內) 위험관리체계(K-RMF)의 안착을 지원하며, 인공지능(AI)·위성을 비롯한 첨단 기술보안 지원 등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응하고자 한다.
‘조사본부 안보수사단’은 기존의 방첩사 시설을 사용하며, 조사본부의 범죄 수사 전문성과 방첩사 안보 수사 요원들의 축적된 경험을 결합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범죄 즉, 간첩·군사기밀 유출·이적 행위와 계엄 시 합동 수사 등을 담당하게 된다. 군사경찰이 중심이 돼 신설한 ‘사이버과학수사단’은 안보수사단과 함께 기존의 방첩사 시설을 사용하며, 디지털 포렌식 기법 등을 포함하는 첨단 수사기법을 활용해 지능·고도화되고 있는 안보범죄 수사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안보수사 기능을 빠르게 이관(移管)하고자 방첩사·조사본부가 참여하는 ‘수사기능 이관 TF’를 구성해 보안감사 기법과 전문인력은 국방보안지원단으로, 과학수사 장비 등은 조사본부로 인계했으며, 안보 수사 인력도 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국방방첩본부·조사본부·국방보안지원단 등이 참여하는 ‘안보수사협의체’를 계속 운영해 정보·첩보 공유, 공동대응 체계 등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방보안지원단’은 용산의 국방부 별관을 사용하며, 방첩사의 보안 기능을 별도로 떼 내 독립·전문화한 조직이다. 군단급 이상 부대의 중앙보안감사, 보안사고 조사 등 군내(軍內) 보안업무와 보안사고 예방 및 군사기밀 보호, 장성 인사 검증을 위한 기초자료 수집·분석 등을 담당하게 된다.
방첩사 정원은 3000여 명이다. 이들 중 국방방첩본부엔 1/2 정도가, 조사본부 안보수사단엔 방첩사 안보수사단 200여 명이 조사본부 소속으로 재배치됐다. 국방보안지원단엔 200여 명이 전환됐다.
문제가 방첩·보안·수사는 패키지로 엮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함에도 방첩사 해체 명분으로 내세웠던 ‘정보-수사 분리 원칙’이 훼손됐고, 조사본부는 기존의 ‘범죄 수사’에다 방첩사의 ‘내란·외환+안보 수사’까지 더해졌다. 신설한 안보수사단엔 방첩사의 수사 인력 상당수가 재배치됐다. 이로 인해 모(母) 집단만 바뀌고, 내세운 명분은 희석되면서 ‘제2의 방첩사’라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어 염려스럽다. 물론 권력 남용 논란의 중심에 있던 민간인·군 내부 동향조사, 인사첩보·개인 비리 정보수집 등은 전면 폐지했고, 필요한 부분은 법·제도적으로 추가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군 안팎의 의구심은 걷히지 않는다.
따라서 여섯 가지 측면에선 진중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첫째, 국방부는 방첩사의 방첩·수사·보안 기능을 분리해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면, 안보 수사와 방첩·사이버·방산 분야의 독립·전문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수사·보안’이 분리되면서 방첩·수사 능력, 대응 여건(시간·수단·방법)이 현저히 떨어지게 됨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방방첩본부장 보직은 현역 장성(소장급)과 2급 군무원(공무원)에게 개방한다지만, 당장 필요한 조직의 독립·전문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불분명하고, △정치권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둘째,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지난달 29일 ‘정보 및 보안업무 기획·조정 규정’ 제2조 6항을 개정해 ‘국방방첩본부·조사본부’를 정보·수사기관으로 추가 지정했다. 조사본부 내에 안보수사단이 신설됐기에 새롭게 정보·수사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정보 예산을 배정했다. 이로써 방첩사에서 수사의 근원(根源) 발굴·공작, 내사(內査) 등에 사용하던 정보 예산이 그대로 승계된 데다 수사 활동 범위가 불명확할 경우, 군내 사찰·인권 침해 등 불법·위법한 수준(정보수집·권력 남용, 영향력 확대)으로 확장될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셋째, 국방부는 국방방첩본부·조사본부·경찰 합동의 ‘안보수사협의체’를 지속 운용하고자 한다. 그러나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늘 그래왔듯이 각 기관의 내밀한 정보를 공유해 수사에 활용하며, 공백을 빠르게 메꿀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즉, 운용한다고만 접근하기보다 검·경 또는 군·경 합동 수사 간 성과를 내지 못했던 다양한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더욱이 국정원은 2024년 1월 1일부로 대공(이하 안보)수사권이 폐지됐고, 경찰청도 본청·지방청 안보수사대(1대: 정통 안보 수사 담당, 2대: 테러·방첩 담당)가 안보 수사를 전담한다. 그러나 안보 수사는 전국 안보 경찰의 15%만 가능하고, 지방청 안보수사대(경정급)는 전체 구성원(12명) 중에서 투입할 수 있는 숫자가 출장·당직·연가 등을 제외하면, ±5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기초 수사 개시에도 한계가 있고, 안보 수사를 지휘할 간부의 70% 이상은 안보 수사 경력(經歷)이 아예 없다.
넷째, 국방부는 조사본부에 ‘범죄 수사’와 함께 ‘내란·외환+안보 수사’ 권한을 집중시켰다. 아직까진 이를 견제할 법·제도적 견제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지만, 추가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역사의 뒤안길을 돌아보면, 애초부터 여론을 수렴해 장·단점을 식별해 대비책을 수립하는 등 치밀한 계획 수립 및 구체적인 전략 없이 제도·조직을 해체(폐지)·변경·신설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다섯째, 조사본부는 안보 수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수사교육원’ 프로그램에 ‘안보 수사 전문과정’을 신설하고, 국정원·경찰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다수가 방첩사 안보 수사 요원들이지만, 일부는 조사본부 요원 중에서 새롭게 선발해야 해서다. 그러나 국정원의 안보 수사권은 폐지된 지 3년째다. 경찰도 보안 수사 사례가 많지 않기에 교육과정을 새롭게 만들어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경찰이 안보 수사를 전담한 2024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간첩을 검거·기소해 형(刑)이 확정된 사건은 0건에 불과하다. 다만, 안보 수사는 간단없이 진행돼야 하기에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여섯째, 국방보안지원단은 단장 보직에 준장 또는 군무원을 임명하겠다고 했으나, 창설식 때도 임명되지 않았다. 더욱이 국방보안지원단은 일반부대로 창설됐다. 이에 따라 보안 분야 전문인력(방첩사)이 순환보직 원칙에 따라 2~3년 후엔 야전으로 복귀해야 한다. 전문성이 단절될 수밖에 없는 측면에서 국방부의 초기 명분과도 결이 다르다. 감사원이 지난 1월 공개한 ‘국방분야 공직기강 특별점검 결과’에 의하면, 보안사고 위반자는 2020년 492명에서 2024년 1744명으로 254%가 늘어났다. 최근 국군의무사령부에선 115만 명분의 영상데이터 중 약 8기가바이트(GB) 분량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개인정보 보안사고는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 안정화 대책을 추진한다고만 강조하기보단 실질·가시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하지 않나 싶다.
국민은 권력을 남용한 방첩사를 해체하고, 국방방첩본부·조사본부 안보수사단·국방보안지원단으로 출범시킨 결과를 주시하게 될 것이다. 마음속에 매기는 성적표엔 △방첩사 조직(제도)을 분리했으니 유사한 사례는 발생하지 않고, 권력 남용은 근절됐는지 △국정원·경찰 등과 수사 통제·협력 체계는 잘 유지되고, 원활한지 △대내·외 안보위협에 대응하는 수준은 증대했고, 군사적 효율성은 높아졌는지 △‘안보수사협의체’와 ‘수사심의관’, ‘민주적 통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민간인·군 동향조사, 인사첩보·개인 비리 정보를 캐는 사례는 없어졌는지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정말 벗어났는지다. '제도(조직)의 문제라고만 치부하기보다 이를 운용하는 사람이 문제인 경우도 많다'는 점을 한 번쯤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 3일 안규백 국방부장관은 창설식에서 “국방방첩본부의 창설은 권력의 도구로 얼룩졌던 지난(至難)한 역사를 끝내고, ‘국민의 군대 재건’을 완성하는 일대 분수령”이라며, “오직 본연의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끝까지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국방방첩본부’는 기존의 방첩사 시설을 사용하며, 미래 안보위협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핵심 기능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방첩 분야’는 북한의 은밀한 지능화를 비롯한 외국(현실적국 포함)의 대군(對軍) 정보활동과 대테러 작전 수행을 위해 국내·외 관계기관과 공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첨단 장비 도입 등으로 방첩 대응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방산 분야’는 군사기밀 유출을 차단하며,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등을 비롯해 주요 전략자산에 대한 방첩 지원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사이버 분야’는 군내(軍內) 위험관리체계(K-RMF)의 안착을 지원하며, 인공지능(AI)·위성을 비롯한 첨단 기술보안 지원 등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응하고자 한다.
‘조사본부 안보수사단’은 기존의 방첩사 시설을 사용하며, 조사본부의 범죄 수사 전문성과 방첩사 안보 수사 요원들의 축적된 경험을 결합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범죄 즉, 간첩·군사기밀 유출·이적 행위와 계엄 시 합동 수사 등을 담당하게 된다. 군사경찰이 중심이 돼 신설한 ‘사이버과학수사단’은 안보수사단과 함께 기존의 방첩사 시설을 사용하며, 디지털 포렌식 기법 등을 포함하는 첨단 수사기법을 활용해 지능·고도화되고 있는 안보범죄 수사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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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안보수사 기능을 빠르게 이관(移管)하고자 방첩사·조사본부가 참여하는 ‘수사기능 이관 TF’를 구성해 보안감사 기법과 전문인력은 국방보안지원단으로, 과학수사 장비 등은 조사본부로 인계했으며, 안보 수사 인력도 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국방방첩본부·조사본부·국방보안지원단 등이 참여하는 ‘안보수사협의체’를 계속 운영해 정보·첩보 공유, 공동대응 체계 등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방보안지원단’은 용산의 국방부 별관을 사용하며, 방첩사의 보안 기능을 별도로 떼 내 독립·전문화한 조직이다. 군단급 이상 부대의 중앙보안감사, 보안사고 조사 등 군내(軍內) 보안업무와 보안사고 예방 및 군사기밀 보호, 장성 인사 검증을 위한 기초자료 수집·분석 등을 담당하게 된다.
방첩사 정원은 3000여 명이다. 이들 중 국방방첩본부엔 1/2 정도가, 조사본부 안보수사단엔 방첩사 안보수사단 200여 명이 조사본부 소속으로 재배치됐다. 국방보안지원단엔 200여 명이 전환됐다.
문제가 방첩·보안·수사는 패키지로 엮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함에도 방첩사 해체 명분으로 내세웠던 ‘정보-수사 분리 원칙’이 훼손됐고, 조사본부는 기존의 ‘범죄 수사’에다 방첩사의 ‘내란·외환+안보 수사’까지 더해졌다. 신설한 안보수사단엔 방첩사의 수사 인력 상당수가 재배치됐다. 이로 인해 모(母) 집단만 바뀌고, 내세운 명분은 희석되면서 ‘제2의 방첩사’라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어 염려스럽다. 물론 권력 남용 논란의 중심에 있던 민간인·군 내부 동향조사, 인사첩보·개인 비리 정보수집 등은 전면 폐지했고, 필요한 부분은 법·제도적으로 추가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군 안팎의 의구심은 걷히지 않는다.
따라서 여섯 가지 측면에선 진중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첫째, 국방부는 방첩사의 방첩·수사·보안 기능을 분리해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면, 안보 수사와 방첩·사이버·방산 분야의 독립·전문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수사·보안’이 분리되면서 방첩·수사 능력, 대응 여건(시간·수단·방법)이 현저히 떨어지게 됨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방방첩본부장 보직은 현역 장성(소장급)과 2급 군무원(공무원)에게 개방한다지만, 당장 필요한 조직의 독립·전문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불분명하고, △정치권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둘째,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지난달 29일 ‘정보 및 보안업무 기획·조정 규정’ 제2조 6항을 개정해 ‘국방방첩본부·조사본부’를 정보·수사기관으로 추가 지정했다. 조사본부 내에 안보수사단이 신설됐기에 새롭게 정보·수사기관으로 지정하면서 정보 예산을 배정했다. 이로써 방첩사에서 수사의 근원(根源) 발굴·공작, 내사(內査) 등에 사용하던 정보 예산이 그대로 승계된 데다 수사 활동 범위가 불명확할 경우, 군내 사찰·인권 침해 등 불법·위법한 수준(정보수집·권력 남용, 영향력 확대)으로 확장될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셋째, 국방부는 국방방첩본부·조사본부·경찰 합동의 ‘안보수사협의체’를 지속 운용하고자 한다. 그러나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늘 그래왔듯이 각 기관의 내밀한 정보를 공유해 수사에 활용하며, 공백을 빠르게 메꿀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즉, 운용한다고만 접근하기보다 검·경 또는 군·경 합동 수사 간 성과를 내지 못했던 다양한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더욱이 국정원은 2024년 1월 1일부로 대공(이하 안보)수사권이 폐지됐고, 경찰청도 본청·지방청 안보수사대(1대: 정통 안보 수사 담당, 2대: 테러·방첩 담당)가 안보 수사를 전담한다. 그러나 안보 수사는 전국 안보 경찰의 15%만 가능하고, 지방청 안보수사대(경정급)는 전체 구성원(12명) 중에서 투입할 수 있는 숫자가 출장·당직·연가 등을 제외하면, ±5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기초 수사 개시에도 한계가 있고, 안보 수사를 지휘할 간부의 70% 이상은 안보 수사 경력(經歷)이 아예 없다.
넷째, 국방부는 조사본부에 ‘범죄 수사’와 함께 ‘내란·외환+안보 수사’ 권한을 집중시켰다. 아직까진 이를 견제할 법·제도적 견제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지만, 추가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역사의 뒤안길을 돌아보면, 애초부터 여론을 수렴해 장·단점을 식별해 대비책을 수립하는 등 치밀한 계획 수립 및 구체적인 전략 없이 제도·조직을 해체(폐지)·변경·신설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다섯째, 조사본부는 안보 수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수사교육원’ 프로그램에 ‘안보 수사 전문과정’을 신설하고, 국정원·경찰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다수가 방첩사 안보 수사 요원들이지만, 일부는 조사본부 요원 중에서 새롭게 선발해야 해서다. 그러나 국정원의 안보 수사권은 폐지된 지 3년째다. 경찰도 보안 수사 사례가 많지 않기에 교육과정을 새롭게 만들어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경찰이 안보 수사를 전담한 2024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간첩을 검거·기소해 형(刑)이 확정된 사건은 0건에 불과하다. 다만, 안보 수사는 간단없이 진행돼야 하기에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여섯째, 국방보안지원단은 단장 보직에 준장 또는 군무원을 임명하겠다고 했으나, 창설식 때도 임명되지 않았다. 더욱이 국방보안지원단은 일반부대로 창설됐다. 이에 따라 보안 분야 전문인력(방첩사)이 순환보직 원칙에 따라 2~3년 후엔 야전으로 복귀해야 한다. 전문성이 단절될 수밖에 없는 측면에서 국방부의 초기 명분과도 결이 다르다. 감사원이 지난 1월 공개한 ‘국방분야 공직기강 특별점검 결과’에 의하면, 보안사고 위반자는 2020년 492명에서 2024년 1744명으로 254%가 늘어났다. 최근 국군의무사령부에선 115만 명분의 영상데이터 중 약 8기가바이트(GB) 분량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개인정보 보안사고는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 안정화 대책을 추진한다고만 강조하기보단 실질·가시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하지 않나 싶다.
국민은 권력을 남용한 방첩사를 해체하고, 국방방첩본부·조사본부 안보수사단·국방보안지원단으로 출범시킨 결과를 주시하게 될 것이다. 마음속에 매기는 성적표엔 △방첩사 조직(제도)을 분리했으니 유사한 사례는 발생하지 않고, 권력 남용은 근절됐는지 △국정원·경찰 등과 수사 통제·협력 체계는 잘 유지되고, 원활한지 △대내·외 안보위협에 대응하는 수준은 증대했고, 군사적 효율성은 높아졌는지 △‘안보수사협의체’와 ‘수사심의관’, ‘민주적 통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민간인·군 동향조사, 인사첩보·개인 비리 정보를 캐는 사례는 없어졌는지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정말 벗어났는지다. '제도(조직)의 문제라고만 치부하기보다 이를 운용하는 사람이 문제인 경우도 많다'는 점을 한 번쯤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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