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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제도·구조 혁신과 작전·훈련·근무 기강 해이 사태의 상관성

기사승인 26-08-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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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군사제도·구조 혁신(전환) 추진…정해진 일정에 맞춰 가속화

군의 사건·사고 처리 방식…원인 무시(문제없다)+땜질식 처방→근절 불가능

국민, 국가 존망을 믿고 맡길 군대 희망…군사대비태세+군 기강 확립 절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은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고, 남부국경 일대에 ‘요새화 작업’을 강화하며, 핵·미사일의 ‘정예·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우리 군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 군사제도·구조 혁신(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책·전략적 측면에서 진중한 검토 및 절차 진행이 쉽지 않은 데다 급변하는 전장(작전) 환경, 방향성 측면에서 다소 달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내부적으론 작전·훈련·근무 기강이 해이해진 상황과도 연계돼 군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육군 제3군단 예하 제22보병사단, 제23경비여단, 제3포병여단은 위병소 근무 시 총기 대신 삼단봉을 휴대했고, 최근 △육군 제1군단은 전방초소(이하 GP)·일반전초(이하 GOP) 지역의 K6 중(重)기관총·K4 고속유탄발사기에 실탄을 장전(삽탄)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30일엔 △한·미 연합 전술훈련(이하 KMEP) 중인 미군 무인기(스토커)를 ‘미확인 비행물체’로 오인해 실제 상황인 ‘적 무인기 대응 방공작전태세(이하 두루미)’를 발령했다.

‘KMEP(Korean Marine Exercise Program)’는 2011년부터 확대 개편됐고, ‘한·미 해병대가 접경·후방 지역에서 전시 주요 작전 국면별 연합작전 수행능력과 상호 운용성 향상을 위한 대대급 이하 실기동 훈련’이다. ‘두루미’는 ‘북한의 무인기 침투 등 공중 위협을 상정해 방공포 등의 전력을 총동원하는 방공작전 수행체계’다.

지난 4월 7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하 안 장관)은 기자단 간담회에서 “현재 22000명 수준인 GOP 경계병력은 인공지능(이하 AI)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구축해 약 6000명은 GOP에서, 나머지는 후방으로 이동시켰다가 상황이 발생 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병영 현대화’ 차원에서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판단해 야간 불침번 근무를 운용하지 않게 하는 부대관리훈령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그래픽=김성진 기자
 
 
문제는 군사대비태세에 중점을 둬야 할 군 본연의 임무(역할)와 이에 반(反)하는 현상들이 복합적으로 겹친다는 데 있다.

그간 한·미는 △연합훈련의 규모·수준에 관한 논란 △9·19 군사합의의 선제적 복원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일정(조건) 등을 조율하지 않은 채 추진하고, △‘비무장지대(DMZ) 법’을 추진 간 ‘관할권 조정’을 주장하면서 주한미군(UN사)과의 불협화음이 본격화됐다. △지난 2월엔 주한미군 전투기가 서해상으로 출격해 중국군 전투기와 맞대응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안 장관과 진영승 합참의장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직접 항의하며, 충돌했다. △지난 4월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핵 시설(평북 구성) 정보유출’을 빌미로 대북(對北) 정보공유가 중단됐다. △지난달 30일 미셸 스틸 주한 미국 대사가 부임한 날 KMEP에 참여한 미 무인기(스토커)를 요격하기 직전 단계까지 이어졌다.

이러할 때 군사대비태세(즉각 대응) 수준을 약화시키는 사태와 군 기강 해이 사건·사고가 겹쳐지고 있음은 예사롭게 넘길 사안이 아님이 분명하다. 지난해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조인트 팩트시트(JFS)로 당장 진척될 것 같았던 핵추진잠수함(이하 핵잠) 건조·원자력 협정 개정 등도 별다른 이유 없이 지체되고 있다. 정부는 ‘쿠팡 사태’는 정치적 파장이 없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이후 정치·외교·경제·군사적으로 불리하게 되자 부랴부랴 태세를 바꿨지만, 타이밍을 놓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손자병법 제1편 시계편(始計篇)의 ‘병자국지대사(兵者國之大事·전쟁은 국가의 중대사이며, 국가 존망과 국민의 생사가 걸렸기에 가장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군사작전·훈련수준 유지와 군 기강 확립이 왜! 중요한지를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세 가지 측면은 진중하게 살펴야 한다.

첫째, 야전 경험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행정·이론적 지식은 결(disposition)이 다르다. 수많은 전쟁사는 평시 군대에 주어진 긴장감과 다소의 불편함이 유사시 국민의 안전·국가 존망을 가름한다는 사실을 방증(傍證)하고 있다. 특히 군조직은 ‘효율성’ 측면만으론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고차 방정식이다. AI 과학화 경계시스템·CCTV 등이 설치(구축)된 부대는 지휘관의 재량으로 야간 불침번 근무를 폐지하는 사안을 예로 들어보자. 군대는 어떠한 상황에도 “유사시 즉각 대응 및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게 준비된 집단”이라는 ‘절대 명제(proposition)’가 바뀌어선 안 된다. 따라서 ‘경계작전’은 장소·지역·시간을 불문하고, ‘즉각 대응’을 중심(重心)에 둬야 한다.

과학화 경계시스템·CCTV는 기능·기술·장비 측면에서 인간보다 뛰어나지만, 인간이 가진 고유의 책임감·소명의식은 가질 수 없다. 첨단 과학 센서로 이상(異常) 신호·동작 등 외형적 움직임은 감지하지만, 인간의 심리 상태·생활관 분위기 등을 파악하는 건 불가능해서다 분석·판단-최종 결심 및 행동(처신)의 주체가 인간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둘째, 지난 30일 육군 제1군단이 전방지역에 설치한 K6 중기관총의 ‘실탄 미장전’에 관한 ‘재량권 논란’이다. 합참은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이하 지작사)가 이날 1군단을 시작으로 예하 전 군단에 대한 경계작전 실태점검을 순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수도·1·2·3·5군단 등 지역군단과 제7기동군단을 포함한 총 6개 군단을 점검하겠다”고 밝혔고, 해당 군단장은 직무에서 배제됐다. 곧바로 직무대행(교육사령관)을 임명했지만, 16개 학교기관을 지휘하고 있다. 즉, ‘땜질식 처방(돌려막기)’은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군단장의 경계작전 지침 변경(재량권)은 경계작전의 본질과 기본 책무를 도외시한 결과다. △유사시 최전방(접적) 지역 경계작전 부대가 ‘즉각 대응’에 실패할 경우, 엄청난 후과(後果)는 불가피하다. △지작사·합참에서 미인지하고, 보고받지 못했음은 지휘·보고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셋째, 군은 한·미 연합훈련 중인 미군 무인기(이하 무인기)를 ‘미확인 비행체’로 오인해 ‘두루미’까지 발령했다. 이후 우리 군의 방공포와 대공 무기, 헬기 전력이 총동원돼 요격 직전까지 이어졌다. 이는 △중간 제대와 합참 지휘 통제체계가 작동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한 시간여가 지나도 혼란을 정리하지 못했음은 합참-지작·공작사-군단(야전부대) 간 맡은 역할(통제·관리)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서다. △만약에 북한 무인기가 실제로 침투해 기만전술을 펼쳤다면, 즉각 대응에 실패 및 엄청난 사회 혼란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우왕좌왕하다 접경지역 주민(이장)들에게까지 긴급 대피문자가 발송됐음은 군 스스로 국민의 불안감·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군사제도·구조 전환 등은 정해진 일정을 맞추는 데 집중하면서 예상된 결과다. 지금까지 군은 ‘문제의 근원을 찾기보다 문제 자체가 없다는 방식’을 답습해왔다. 그러나 문제의 근원을 꿰뚫을 수 있어야 현실을 극복 및 발전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사건·사고마다 임시방편으로 접근하면, 유사한 사태는 반복되거나, 커지기 마련이다. 복합적으로 반복되는 ‘해당 지휘관의 처벌·꼬리 자르기)’만으론 근절되지 않는다. 왜! 이러한 문제가 반복되는지를 헤집고, 아픈 살을 도려내는 혁신적 노력이 절실하다.

군은 ‘국민의 신뢰(trust)’를 먹고 산다. 침체한 군내(軍內) 사기와 군사대비태세 약화 추세·지휘 통제체계의 미작동, 군 기강마저 해이해진 현실은 급변하는 대내외 안보정세와 맞물려 대군(對軍) 신뢰 회복을 더욱 힘들게 한다. 미군은 베트남 전쟁에서 철수(1973)한 다음 깊은 수렁에 빠졌지만, 절차탁마(切磋琢磨)하는 노력으로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게 됐음을 살펴야 한다. 이제라도 화려한 수사(rhetoric), 첨단 무기체계·과학경계 시스템 일부만으로 가능하다는 확증편향과 에코-체임버(Echo-chamber·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 소통하며, 자신들의 말만 진실이라고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은 외형(겉멋)만 화려한 군대를 원하지 않는다. 국민의 안전과 국가 존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군대, 엄정한 군 기강을 통해 어떠한 외부 집단(국가)도 넘보지 못할 막강한 전투력을 가진 믿음직한 군대였으면 싶다.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문제의 근원(본질)을 찾아내 엄정한 기강을 다시 확립하고, 군사대비태세는 조기에 확립돼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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