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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세계군사력 5위’의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와 딜레마

기사승인 26-08-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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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상황인식…미국→‘America First·강압 전략’, 한국→‘자기편향’

이 대통령, ‘세계군사력 5위, 국방비 북한의 1.4배, 방산역량 글로벌 4위’

재래식무기, 핵무기엔 무의미…동북아(미·중·러·일·북), 방심·자만은 ‘치명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과 ‘을지 자유의 방패(UFS)’ 국무회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등에서 “방산역량은 글로벌 4강, 국방비 지출 수준은 북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4배”이고, “세계군사력 5위로 평가받는 대한민국(이하 한국)은 GDP 대비 국방비 3.5%를 달성하고자 지출을 급격히 늘려 한반도 방위를 스스로 감당하기에 충분한 역량을 갖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무기 체계와 전력 규모 측면에선 이미 스스로 지킬 역량이 전 세계적으로 몇 번째 안에 들 정도로 차고 넘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강조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은 중동 전쟁의 장기화로 무기 비축량이 크게 고갈돼 아시아·유럽 지역 미군의 무기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한국 등 아시아에 배치된 최첨단 방공 요격미사일은 대(對)이란 작전 등에 차출돼 역내 안보 지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일 국방부는 안보 공백 관련 질의에 “주한미군 전력 일부의 해외이동 여부와 관계없이 군사력 수준, 국방비 지출 규모, 방위산업 역량, 장병들의 높은 사기 등을 고려 시 대북 억지력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Global Firepower(GFP). 그래픽=김성진 기자
 
  
그러나 현대전은 재래식 무기와 국방지출 규모, 방위산업 역량만으로 승패를 결정짓기는 어려운 환경이 된 지 오래다. 북한은 핵무기의 실전 배치, 극초음속 미사일과 회피기동·발사속도·파괴력, 자폭 드론 등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장(battle-field)에서 체득한 전투 기법이 혁신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는 초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가운데 △초급간부의 지원율 증가 노력은 제자리이고, △중견간부들의 줄이탈은 이어지고 있으며, △군 기강 해이 사례는 끊이지 않는 데다 △3군 사관학교 통합에 따른 반대여론은 확산 일로이며, △한·미 연합훈련의 대폭 축소에도 전시작전통제권은 조기 전환을 추진하고, △미국(주한미군 포함 등)과의 이상기류는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는 이란 전쟁의 출구전략으로 김정은엔 유화적인 제스츄어를 보내면서도 우리(동맹)에겐 정치·경제·외교·군사적 압박을 거듭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미 글로벌파이어파워(이하 GFP)의 ‘세계군사력 5위’를 언급하곤 한다. GFP는 2005년부터 군사력 수준을 △병력의 규모 △국방 예산 △재래식 무기 보유량 등 60여 개 지표로 평가하며, 2024년부턴 한국을 145개국 중 5위로 매겼다. 그러나 내부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연구원의 존재 여부는 불투명하며, 학위·논문 게재 자료 등이 없어 정부의 공식 문건이나, 학계의 주요 근거 및 인용 사례로 활용되지 않는다. 면책 조항엔 “어떤 정부 기관이나, 산업 관련 조직의 보증을 받지 않고, 웹사이트 정보는 오락의 목적, 역사적 고증(考證)이나, 일반적 수준의 참고 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명시했기에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자체가 의구(疑懼)스럽다.

또한, GFP는 구형·최신 장비를 구분하지 않는 데다 핵무기와 사이버·전자전, 무형(無形)전력, 러-우·미-이란 전쟁을 통해 게임체인저로 부상한 미사일·드론 등의 비대칭 전력은 평가 요소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신뢰도에 의구심이 있는 자료를 ‘우리의 방위능력이 충분하다’는 메시지로 전환하면, 김정은이 군사력을 증강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 이는 남·북이 막대한 국방 예산을 들이고도 국가방위 수준은 나아지지 않고,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와 안보 딜레마’로 번질 개연성만 커지게 할 수 있다.

‘안보 딜레마’는 ‘A 국가가 안보 불안으로 군사력을 증강하면, B 국가도 덩달아 군사력을 증강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결국, 안보 불감증만 심해지는 현상’이다. A 국가의 방어적 군비증강에 B 국가도 군사력을 증강함은 A 국가가 공격적인 군비증강을 한다고 믿어서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과거 북한의 김정일은 과시하는 전략적 억제에 충실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하 김정은)은 ‘새로운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2026~2030)’에 따라 핵무기를 실전 배치하고, 미사일·드론 등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가 ‘세계군사력 5위’의 자기편향에 집착할 경우, 자주국방은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되고, 김정은은 군사력 증강과 북·중·러 연대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와 우리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고(同床異夢), 한·미 이상기류는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기에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음이 염려스럽다.

GFP에서 한국은 ‘5위’, 북한은 ‘31위’다. 그러나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의 파괴력은 비교가 되지 않으며, 북한의 비대칭 전력(미사일·자폭 드론 등)은 실전 체득을 통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받는다. 2위인 러시아가 20위인 우크라이나를 먼저 침공했지만, 4년 넘게 소모전을 벌이고, 1위인 미국이 16위의 이란을 제압하지 못하는 현실은 결과에 대한 논거(論據)가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다. 중동 전쟁사에서도 이스라엘은 제3차 중동 전쟁(1967)까지 아랍국가들에 압도적으로 승리했기에 제4차 중동 전쟁(1973, 욤 키푸르 전쟁·10월 전쟁) 직전까지 이집트·시리아가 감히 도발하지 못할 거로 낙관했지만, 오히려 궤멸당할 처지로 몰렸고, 미국이 개입해 기사회생했다.

군의 지휘관·참모들이 참모판단 및 작전계획을 수립 간 아군은 불리한 상황에서, 적군은 유리한 상황으로 분석 및 판단(접근)하곤 한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최상의 승리 요건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논거가 명확하지 않은 자료로 아군을 유리하게만 바라보다간 되돌릴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방(군) 영역은 만(萬)에 하나 있을지 모를 ‘설마(전쟁)’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대(희망)하는 것과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거로 가정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로 국방 영역은 언제든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설마(전쟁)’가 현실이 됐을 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변명만으로 되돌리기엔 너무 참담해질 ‘국가 중대사’다. 따라서 평시엔 실전(實戰)을 경험할 수 없기에 가상의 전장(한·미 연합훈련 등)에서 최대한 많이 싸워 취약점을 발견-수정 및 개선(보강)으로 완성도를 높여야 하지만, 현실은 더 녹록지 않게 됐다. 한·미가 모두 각자의 프레임(frame)과 자기편향의 시각으로만 접근해서다.

트럼프는 “북한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표현했지만,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한 건 처음이다. 유념해야 할 사실이 트럼프는 동맹보다 ‘America First’가 우선이다. 최근의 럭비공 행보도 △이란 전쟁에서 빠져나오려는 속내(?) △11월 중간선거를 위한 지렛대(북·미정상회담 마중물) △노벨평화상 수상(?) 등을 위해 (①북한 핵보유국 인정 ②주한미군 완전 철수 ③연합훈련 폐지 ④핵추진잠수함 미건조·원자력 협정 미개정 등)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는 즉흥·충동적 성향임을 상수(常數)로 둬야 한다.

어쨌거나, 한국의 처지에선 난감하다. 이 대통령이 엑스(x)에서 “트럼프 대통령님의 메시지는 한반도에서 적대·대결을 넘어 평화를 만들려는 고심이 담긴 큰 결정”이고, “한·미 연합연습과 야외 기동훈련 축소를 통해서라도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대화여건을 조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님의 의지와 노력에 공감한다”고 했지만, 북·미 대화를 지지한다는 의미이지 국민 정서를 무시하고, 북핵 용인까지 나아가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용인(容認) △제거 △한국 자체 핵무장이란 세 가지 선택지를 가졌지만, 그 어느 것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 내부에선 현실(북핵) 위협에도 평화 무드, 조건 없는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설마 전쟁이 일어날까?”라는 착시에 빠져있어 그렇지 않나 싶다. 군의 전투 대비태세가 완벽하고, 각급 제대 훈련은 잘 진행되며, 군사 정찰위성(425 사업) 등이 성공한 데다 무기 체계의 개발은 완성(양산 직전)되거나, 실전 배치 직전이며, K-방산은 글로벌 4위로 도약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어서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세스 존스 국방·안보국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교훈을 얻고도 중동의 미군 기지·기타 기반시설을 보호하는 데 너무 더디게 대응한다”며, “태평양 전역의 미군 시설이 중·북의 공격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우리도 유사한 현실임은 어떠한 수사(rhetoric)에도 변하지 않는다.

제 발등을 스스로 찍지 않으려면, 세 가지 측면은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세계군사력 5위’라는 수사(修辭)만으로 국민적 불안감을 잠재우기보다, 좋은 무기가 개발되고 있다고만 하기보다, 군이 ‘군사력 5위나, 국방 예산 1.4배’를 통해 무엇을, 얼마나 해낼 능력을 보유했는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 △트럼프 발 ‘북한 핵무기(agenda)’는 정치·외교·군사적 중심(重心)을 어디에 둘지 확정한 다음 결정지어야 한다. △우리 국방 예산이 북한보다 많다고만 하기보다 국가(군사) 전략에 따라 어디에, 어떻게 집중할지 확정돼야 한다.

김성진 국방전문 기자 btnk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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