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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과 시방서 간의 차이

기사승인 21-03-2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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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성경, 불경 혹은 공자님 말씀대로 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삶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목표일뿐이고,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가능한 한 지켜가려고 애쓰는 것만으로도 바람직한 자세이고, 그와 같은 노력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 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건설공사에는 성경책 등과 같은 글로서 시공 방법 등을 규정한 국토교통부 제정 국가기술표준원에서 관리하는 표준 시방서가 있다. 따라서 건설공사를 진행할 때에는 반드시 이와 같은 표준 시방서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건설환경의 변화로 시방 규정이 현장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둘 중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즉, 그 첫째는 건설현장을 교육시켜 시방서에 맞도록 하게 하거나, 둘째는 시방서가 성경책 등과 같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면 시방서를 바꿔줄 필요도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의 사례는 수없이 많은 것이 있겠지만, 실무 콘크리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는 유동성 문제를 중심으로 기술해 보도록 한다.

유동성에 대한 시방서 규정과 상황변화
콘크리트 표준시방서 중 일반 콘크리트인 KCS 14 20 10의 2.2.7(슬럼프 및 슬럼프 플로)에는 표 1과 같이 철근 콘크리트의 일반적인 경우 슬럼프 값은 80 ~ 150 mm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아파트 건설공사인 경우는 대부분 슬럼프 값을 80 ~ 150 mm 중에서 가급적 크게 잡아 150 mm로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일본의 경우는 철저히 120 mm임)

그러나, 실제 현장의 최근 상황은 3D 업종 기피 현상에 따라 국내 건설노무자의 감소 및 고령화를 거쳐 현재에는 주로 외국인 노동자에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인데, 더욱이 레미콘 8.5제, 주 52시간 근무제, 재해방지법 강화, 강성노조와의 불편한 상황과 아울러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콘크리트의 유동성이 슬럼프 150 mm로 설계는 되어 있지만, 열악한 현장의 경우 레미콘이 원칙대로 실행되기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예를 들면 대학교 연구실에서 실험용으로 150 mm 레미콘을 주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납품된 것은 210 mm에 가까웠다. 그러므로 실무에서 타설 되는 레미콘은 대부분 슬럼프 150 mm로 주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10 ~ 230 mm로서, 실제 단위수량은 200 kg/m3 이상일 것임에도 불구하고, 배합보고서상 단위수량은 175 kg/m3 전후로 보고되고 있다. 결국, 그 차이만큼 엄청난 가수가 레미콘 생산 및 시공과정에서 일어나 구조체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인데, 언제까지 방관하고 있을는지 안타깝게 느껴진다.
 
 
표 1. 슬럼프의 표준값(mm)
 
 
현장과 규정 간의 차이 극복 방안
결국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1일 타설 레미콘 양을 줄여주고(돈을 더 주는 결과임) 원칙대로 타설 할 수있 도록 교육시키는 것이 모범답안일 것이다. 그러나, 현장의 경우 만약 양을 줄여주지 않고 된비빔 시공만을 무리하게 도입한다면 그 사람을 정신이상자처럼 생각할 것이고, 그것을 무리하여 실행하게 되면 현장작업 기능공은 심각한 불평과 함께 작업 도구를 팽개치고 현장을 떠나면서 그렇게 똑똑하면 네가 타설 해 보라고 할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의 건설공사 현장은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너무 일찍 건넜고, 또한 너무 많이 지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 보니 아는 사람은 안타까워 가슴 아파하지만, 모르는 사람 혹은 초보자는 그것이 올바른 것으로 착각하고 그것을 배우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의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인가? 결국, 기능공을 도저히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제도를 바꾸고 설계를 바꾸는 방법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일 예로, 현행 고강도 콘크리트인 경우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대부분 고유동 콘크리트로 설계하고 이용한다. 그러므로, 보통 콘리트도 고유동 콘크리트로 못할 것은 아니지만, 경제성 문제 및 거푸집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은 남아있으므로 한 단계만 낮춰 고유동 콘크리트와 보통 콘크리트의 중간인 슬럼프 210 ~ 230 mm, 슬럼프 플로 450 ~ 550 mm인 중유동 혹은 준 고유동 콘크리트의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이미 KS F 4009(레디믹스트 콘크리트)에는 보통 콘크리트에 슬럼프 210 mm도 있고, 슬럼프 플로 500 mm도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콘크리트 표준시방서에 철근콘크리트의 일반적인 경우 80 ~ 150 mm 등 여러 규정들을 80~210 mm( 혹은 슬럼프 플로 500 mm) 등과 같이 표준적인 유동성 범위를 넓혀주고, 설계과정에서 슬럼프 210 mm 혹은 슬럼프 플로 500 mm(슬럼프 플로로 규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함)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유동성도 높이고, 가격도 올려주는 것으로 설계에 반영하게 되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물을 타지 않고 고성능 감수제로 유동성을 상승시키는 것이므로 단위수량이 줄게 될 것이고, 배합 상 잔골재율(S/a) 등도 품질에 맞게 조정하게 됨으로써 강도 및 내구성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소위 “한국적 콘크리트”가 실현될 수 있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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