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은 실질잔고 유지비용, 상대가격 체계 왜곡에 따른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실물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등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면 중앙은행은 긴축적 통화정책을 실시하여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정책을 실시한다. 통상 긴축적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운용 목표를 통해 행해지며 이 경우 시중 유동성이 금융기관 등으로 흡수되어 총수요를 위축시킴에 따라 물가를 하방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나타난 인플레이션은 급격한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상당 기간 유지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인플레이션 발생 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유는 인플레이션 발생 원인에 따라 정책적 효과가 상대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이론 상 인플레이션은 발생 원인에 따라 수요견인 인플레이션(demand full inflation)과 비용인상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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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은 수요의 압력에 의해 발생한 인플레이션으로 시중 유동성 확대가 대표적 사례다. 반면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은 공급 측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비용 상승에 따라 발생한 인플레이션으로 오일쇼크(oil-shock)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런 이론적 근거와 현재 경제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최근에 발생한 인플레이션은 수요 측 요인과 공급 측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 근거한다. 우선 수요 측면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유지된 저금리 정책과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당시 실시한 확장적 재정정책(2021년 바이든 행정부는 1.84조 달러의 부양책을 담은 ART(American Rescue Plan)을 통과시켰다) 등으로 인해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수요 측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내에서는 저금리와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아파트 가격을 급등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어서 공급 측면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 훼손,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공급의 구조적 문제 등이 공급 측의 비용 압력을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최근 나타난 인플레이션은 복합요인에 의한 것으로 공급 측의 구조적 문제가 완화되지 않는 이상 총수요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즉 강력한 긴축적 통화정책을 실시하더라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하여 원자재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언제든 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말이다. 더욱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 측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긴축정책이 장기화되면 경기 침체까지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최근 실시한 강력한 통화 긴축정책은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나 공급 측의 구조적 문제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물가에 대한 변동성이 확대되어 정책적 효과를 제한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