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분야 설계평가위원 자격에서 실무전문가 배제돼 의욕 상실
공정성과 전문성,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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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과 같은 땅투기 외에 다른 분야에서는 과연 문제가 없을까 하는 의혹이 든다. 특히 공정성과 전문성을 우선시하는 건설정책 사업의 평가에 있어서는 이러한 의혹을 밝히기가 더욱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발주처의 책임성 강화를 위해 평가위원회 구성에 발주처 직원을 50% 이상을 반영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기술심사 평가위원회 운영방안을 개선해 올해 3월부터 건설공사 및 기술용역 기술심사에서 기존 대비 내부위원은 늘리고 외부위원을 줄여서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처럼 LH가 내부위원 비율은 늘리고 외부위원을 줄임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일부 외부위원의 편향된 심사와 자질 부족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LH 퇴직자에 대한 전관예우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LH 퇴직자들이 재취업해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설계업체의 영향력이 확대되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부나 지자체, 공공기관에서 건설분야 설계평가를 담당할 설계심의분과위원이나 민자사업을 위한 자문위원의 자격조건은 이러한 의혹을 예전부터 불러일으켰지만 아직도 개선되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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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위원이 되기 위한 자격조건을 살펴보면 오랜 시간동안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 전문가들은 아애 설자리조차도 전혀 없다. 오히려 열심히 노력하고 배우려고 하는 의욕을 꺽고 있는 제도 중의 하나이다.
젊은 학생들이 기업에 입사하여 박봉에 시달리며 실무를 배우기보다는 공무원이나 공사·공단에 입사하기 위한 공시족을 택하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평가위원의 자격조건은 행정기관의 4급 이상 기술직렬 공무원 또는 기술사·건축사·박사학위 등을 가지고 있는 5급 기술직렬 공무원이다. 또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건설기술 직렬의 임원, 기술사·건축사·박사학위 등을 가지고 있는 2급 이상 기술직렬 직원도 가능하다. 그리고 공공기관 중 연구기관의 기술분야 책임연구원 이상인 사람과 기술분야 교수,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의 기술관련 학과의 정교수, 부교수 등은 평가위원 자격이 되어 지원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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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자격조건을 특정 그룹으로 한정하여 그들만의 리그전을 펼치고 있는데 여기에서 불신의 의혹이 싹트기 마련이다. 그들 이외에는 전문가가 진정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직하면 사회일각에서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는 사람들을 꼽으라면 정치인, 교수, 공무원, 전문가라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을 정도이다.
사실 공정성과 전문성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공정성을 중요시하면 전문성이 떨어지고 전문성을 우선으로 하면 공정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가장 공정한 방법은 건설정책 사업을 평가하는 평가위원을 우리나라 국민 5,000만 명 중에서 뽑아서 평가하면 가장 공정하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전문성이 거의 0이 되어버린다. 반대로 전문성만 추구해서 어떤 특정 전문가 집단에만 맡겨버린다면 그 집단이 사익을 추구하는 순간 공정성은 끝장이 나게 된다. 공정성과 전문성, 그 사이에서 가장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제는 제발 불신의 의혹 속에서 벗어나기를 당부하고 싶다. 특정 그룹의 전문가 집단의 이해관계가 아닌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실무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명기 객원기자·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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